허황된 꿈이라 생각하게 되더라고,
북적이는 사람들 속 잡초 같은 난,
언젠가 제초기에 갈려 형체를 잃은 채
멀리 바람 타고 사라지려나,
아님, 민들레가 되어
홀씨를 타고 정착한 땅을 딛고 피어날
꽃이 될까,
치열한 사람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도망치듯 뛰는 저 사람들,
따라가야 해,
따라가야 하는데,
하는데,
그게 잘 안돼,
너무 잘 안돼,
보란 듯이 안되어버려,
향기에 이끌려 껴안은 꽃은 장미였어,
그렇게 유혹은 날 품고 관통하겠지,
가슴에 뚫린 구멍들 사이론 뭐가 보이니,
흐르는 피는 낭자하다.
내리는 비가 무거워
고개를 숙인 채 걷다,
이내 빠르게 무너지겠지,
시야가 흐려져,
무언가 지나간듯한 하얀빛이 머리를 스쳤네,
생각하는 게, 생각이란 게, 세상이란 게, 귀찮아진다.
나는 지고 있다.
그렇게 나는 지고 있다.
진다.
이 세상과 작별한다.
달이 진다.
내 눈이 감긴다.
그렇게 또,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