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감정이 신체를 흔드는 방식에 대하여

"몸은 마음을 기억한다"

by 루치올라

심장은 생각하지 않는다.

인지 기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자극 앞에서,

심장은 마치 모든 걸 이해한 듯 미친 듯이 뛴다.

그것은 뇌가 감지한 세계에 대한 반응이자,

감정이라는 파문이 몸을 통과해 도달한 결과다.

감정은 결국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보이지 않는 생각이,

요동치는 심장이라는 방식으로

몸에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마음과 몸을 별개의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몸은, 마음의 고백을 누구보다 먼저 듣는 존재다.

기억나지 않는 오래된 슬픔이 어깨를 짓누르고,

꾹꾹 눌러 삼킨 분노는 위장을 쥐어짠다.

두려움은 목을 막히게 하고, 죄책감은 허리를 무겁게 한다.

보이지 않는 감정들이 조용히 몸 어딘가에 웅크리고 앉는다.

겉으론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지만,

몸은 다 알고 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플 때는 몸을 먼저 어루만져야 한다.



왜 아픈지 묻기 전에,

그동안 쌓여 있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감정은 지나가도, 흔적은 몸에 남는다.

몸을 돌보는 일은 곧 마음을 돌보는 일이다.

진짜 치유는, 마음과 몸이 함께 안도하는 그 순간에 찾아온다.



심인성 질환, 마음이 만든 몸의 고통

마음의 고통이 너무 오래 눌리면,

그 고통은 결국 ‘병’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를 우리는 ‘심인성 질환(心因性 疾患)’이라 부른다.

외부의 바이러스나 물리적 손상이 아닌,

내면의 스트레스, 억압된 감정, 해결되지 않은 상처가

몸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병원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통증,

계속되는 소화 불량, 이유 없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우리는 ‘스트레스성’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스트레스와 감정의 응어리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면역을 약화시키며,

몸속 깊은 곳에 조용한 폭풍을 만들어낸다.

심인성 질환은, 몸이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다.

“내 마음을, 제발 들여다봐 달라”라고.

“이 고통은 단순한 신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마음과 몸은 끝내 하나다.

한쪽만 치료해서는 완전히 나을 수 없다.

몸을 돌보며 마음을 쓰다듬고,

마음을 어루만지며 몸을 쉬게 해야 한다.

진짜 회복은, 마음과 몸이 함께 안도하는 그 순간에 찾아온다.

하지만 그 순간은 우연히 오지 않는다.

몸의 통증을 무시하지 않고, 마음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진정한 회복은, 마음과 몸이 각각의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존재’로 자각되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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