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후 첫 직장방문

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518일) - 76

by 차거

나는 내가 다니던 직장을 싫어하지 않았다. 다만 그냥 대명사로써 '회사'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휴직 후, 단 한 번도 회사를 간 적이 없었다. 물론 육아를 하느라 갈 여유가 없었던 것은 맞지만. 사실, 숲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갈 수는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한 번쯤은 가서 소식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속의 짐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기회가 왔다. 면허증을 갱신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서 경찰서를 가야 하는데, 내가 사는 지역은 땅은 넓지만 아직 행정구역이 개편이 되지 않아 경찰서가 굉장히 드문드문 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지역 경찰서를 갈바에야 그냥 회사가 있는 지역의 경찰서에 가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간 김에 회사를 들렀다오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마냥 싫지만은 않은 그런 기분으로 경찰서로 향하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 경찰서 인근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길 자체가 회사에 다닐 때 자주 이용했던 길인데, 몸이 그 순간들을 기억하는지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 지기 시작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뒤 면허증을 발급받고, 걸어서 회사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회사에 다닐 때 한 참 공사 중이던 대단지 아파트가 완공되면서, 인근 동내 분위기가 완전히 변해있었고, 길치인 나는 솔직히 길을 잘 못 들어 꽤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렇게 직장에 도착했다. 직장에는 내가 휴직을 한 1년 반의 시간 동안 새롭게 입사한 직원들도 있었고, 같은 시기 휴직을 들어갔다 복직한 직원들도 있었다. 오랜만에 간 회사는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고, 내가 돌아올 곳이 있다는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복직을 한 다음에 육아와 일을 동시에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현재 우리 가족 삶에 가장 큰 이슈가 또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 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넘기기에는 꽤나, 아니 아주 많이 큰 문제이고,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고 하기에는 2년 중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간 상황이다.


숲이가 태어나서 우리 가족의 삶이 많이 바뀐 만큼이나, 복직 후 우리의 삶은 또 한 번 큰 소용돌이가 일어날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잘 이겨내고 해내야 할 일들이니. 아내와 그리고 가족들과 잘 상의해서 숲이가 그리고 우리가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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