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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거 Aug 20. 2024

쪽쪽이(공갈 젖꼭지)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 생각

 앞서 밝힌 것처럼 숲이는 3.9킬로그램으로 꾀나 크게 태어났다. 병원 신생아실에서도, 산후조리원의 신생아실에서도, 다른 아가들과 함께 있는 숲이는 누가 봐도 형님(?)스러웠다.


 크게 태어난 만큼 먹는 양도 많게 느껴졌다. 산후조리원에서 모자동실시간 이전에 대체로 아가들은 밥을 먹고 온다. 혹여나 밥을 먹지 못하고 온 경우 관리사님들께서 밥도 꼭 챙겨서 보내주신다. 그런데 숲이는 모자동실시간 전 밥을 먹고 왔음에도 거의 대부분의 모자동실 시간에 추가로 밥을 먹었다. 

 그런 숲이의 모습을 보며 모유수유를 하던 첫 주에는 '내가 몸이 안 좋아서 모유양과 영양이 충분하지 못해서 그런가? 라며 자책하는 와이프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단유를 하기 시작할 때도 여전한 먹성을 보여주는 숲이를 보며 '너무 많이 먹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관리사님께 던졌다. 그때 돌아온 답변이


 '아이들이 시시로 양을 조절하기는 하지만, 단순 빨기 반사 일수도 있으니, 그럴 경우 쪽쪽이 요법을 병행하기도 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아이들은 스스로 양을 조절한다'에 중심을 두었고, 와이프는 '빨기 반사'에 중심을 두었던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쪽쪽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까지는 서론이었고, 여기서부터가 오늘 글의 주제인 '지극히 개인적인 쪽쪽이(공갈젖꼭지)에 대한 나의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나는 쪽쪽이(공갈젖꼭지)를 상당히 반대하는 편이다. 우선 이름부터가 '공갈'이다. 아이들의 빨기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사용한다는데,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아이들의 빨기 욕구는 단순히 '빠는 행위'가 아니라 '빠는 행위를 통해 배를 채운다' 또는 '빠는 행위를 통한 엄마와의 스킨십'을 위해서 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공갈젖꼭지는 오히려 저 두 가지 요소와 굉장히 멀어지는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변에 유아기, 청소년기, 심지어 성인기에도 손톱을 물어뜯는 사람들을 꾀나 볼 수 있을 거다.


이 사람들의 다수는, 나이터울 얼마 나지 않는 동생이 있어서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젖을 빨리 뗐거나, 아니면 불가피한 사정으로 영(유)년 시절 보호자와 떨어져 지내는 등 구강기에 애착 형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자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저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단순 교정이 아니라, 구강기 시기 충족하지 못했던 애착을 상쇄할 만큼의 안정감이 충족되어야만 할 것이다.


 분명 위 내용은 약간의 근거들도 있긴 하지만, 굉장히 과학적이고 엄청난 정답이라기보다는, '내 개인적 의견'이 굉장히 강함을 다시 한번 밝힌다.


개인적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쪽쪽이를 사용하면 내 자녀를 망치는 사람인 것처럼 적어놨기에 한 마디 더 적어보자면,


위에 내가 쪽쪽이에 대해 적은 것이 모두 정설일지라도 나는

 '쪽쪽이를 사용하지 않아서 부모인 나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것'  보다는 '쪽쪽이를 사용해서 부모인 내가 심신의 안정감을 얻어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

이 훨씬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것은 쪽쪽이의 사용유무라 아니라 '내 자녀가 얼마나 안정감과 사랑을 느끼는가'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심신안정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쪼록, 쪽쪽이에 대한 나의 개인적 의견이지 '쪽쪽이는 나쁘다'라고 쓴 것이 아님을 밝히며 글을 마친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얼마뒤 '쪽쪽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내가 쓸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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