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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거 Aug 27. 2024

부모가 주는 '안정감'은 자녀에게 너무나 큰 선물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금문교(골든게이트브리지)를 들어봤을 것이다. 현수교의 교과서라고 할 만큼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1930년대 금문교가 만들어질 때 공사현장에서 있었다던 꾀나 의미 있는 이야기가 있다. 공사는 빠른 속도로 잘 진행되고 있는데, 그 공사현장에 아주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공사를 진행하는 인부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꾀나 일어난다는 것이다. 공사현장에서는 이를 좌시할 수 없었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사현장에 '안전그물'을 설치했고 그 효과는 굉장했다. 공사 중 추락하는 인부의 안전을 보장한 것은 당연했고, 신기하게도 안전그물이 설치되자 '추락자체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아마 '떨어져도 이제 괜찮겠구나'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추락자체를 예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처럼 '안정감'은 그 자체만으로 삶에 굉장한 힘이 된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안정감은 누가 주는 것일까?? 당연히 '부모'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효과는 내가 보장(?)할 수 있다. 나는 부모에게 굉장한 안정감을 느끼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나의 30살 시절이다. 그때 다니던 직장이 꾀나 힘이 들었고, 타지생활도 지쳐서 부모님께 연락을 한 적이 있다.

 '너무 힘이 들어서 그런데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서 잠깐 쉬어도 괜찮을까요?' 그때 부모님의 답을 이랬다.

'차거 너는 대학 때 휴학도 한 번 안 하고, 쉰 적도 없으니, 쉬어도 된다. 걱정 말고 내려와라'

아무런 질책(?) 없는 부모님의 저 이야리는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솔직히 30살에 백수가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쉽게 용납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휴식을 하러 내려갔고, 휴식 중 병행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1년 뒤, 훨씬 좋은 조건의 작장을 잡을 수 있었다.

 내 삶에 부모님은 항상 이런 식으로 안정감을 주셨다. 이 안정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들'을 하지 않게 도와준다. 많이 설명 없이 저 두 가지만 없더라도 삶이 얼마나 윤택해 질지는 다들 느낄 것이다.


 지금도 무엇인가 내가 고민과 걱정을 토로하면 부모님은 항상 이런 식으로 말씀 주신다 '걱정 말아라 다 잘 되게 되어있다' '걱정할 상황이 오면 부모인 우리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네가 이루어놓은 것들이 있으니 괜찮다' 등 보통 이런 식의 응원을 주신다.

 이런 말들을 듣고 그 고민들을 수행해 왔고, 놀랍게도 내가 우려했던 '걱정'들 자체가 발생하지를 않았다. 이런 경험들이 성공경험으로 누적되면서 내 삶(우리 가족의 삶) 자체가 굉장히 여유로워지고 윤택해졌다.


 솔직히 자녀를 낳는 것도 고민이 많았다. 금전적인 부분, 맞벌이로 아이를 캐어하는 부분(우리는 양가부모님이 모두 멀리 계신다). 이때도 부모님이 한 말씀이 있다. 

'내가 이럴 때 지원해 주려고 차거 너 하나만 낳은 거다. 회사일로 아이돌보기 정 어려우면 내가 올라가서 봐줄 테니 걱정 말아라'


나는 실제로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숲이를 돌봐주실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육아휴직 2년 차 무급으로 인해 금전적으로 부족해도, 우리의 경제력으로 충분하지 부모님의 도움은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도움 여부와 상관없이 저 '부모님이 주시는 안정감' 자체가 그냥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자녀가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그래도 조금은 더 버텨봐, 세상에 안 힘든 일이 어디 있니'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자녀가 육아에 대해 고민을 토로할 때

'뭐 하러 그런 고민을 하느냐, 우리 때는 더 힘들어도 잘 키웠다.'라고 이야기할 있다. 

이렇게 말하는 부모님들이 자녀가 잘못되라고 하는 말일까?? 아니다 오히려 잘되었음 하는 마음에 하는 말일 거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자녀들은 부모의 생각만큼 힘이 되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불안'이 가중될 뿐이지.


 내가 경험한 부모가 주는 안정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숲이에게도 그런 부모가 되려 하고 있다. 신생아 영아시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안정감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오히려 단순하다고 본다.

  '아이의 본능을 충족해 줄 것'  그래서 항시 

'아이가 울면 아이가 원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에 당연히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지는 않는다. 그래서 숲이는 '수유텀도 일정치 않고', '낮잠시간 밤잠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하지만, 왜 우는지에 대해 많이 알 수 있게 되었고, 자라면서 그 표현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잘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현재 숲이는 '절대 자기의 양 이상의 분유를 먹지 않고' 잠드는 시간이 일정치 않을지 언정 '자기만의 통잠'과 '낮잠'을 아주 잘 자고 있다.


 나는 숲이의 삶에 '안전그물'과 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 그리고 어찌 보면, 아이가 '본능에 충실한 의사표현'만 하는 신생아(또는 영아) 시기가 그 연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 그 기회를 '교육'이란 유혹에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나 자신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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