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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거 Aug 29. 2024

오빠 우리는 누가 주양육자야?

 제목은 얼마 전 아내가 나에게 한 말이다. 최근 스레드에도 이글저글을 남기는데, 내 피드에 육아 관련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거기에 '주양육자' 란 용어가 꾀나 보였나 보다.


 양육, 잘 기르고 보살피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있는 그대로 '아이와 절대적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이 주양육자가 되어버린 것 같다.


 물론 절대적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은 참 중요한 것 같다. 특히나 인지능력이 발달되기 전 아기에게는 말이다. 그러니 상담현장에서도, 영아시절 아이의 주양육자가 누구였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체크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주양육자'란 개념에 전혀,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데, 내가 반골기질이 있어서 인지 왠지 한 번 꼬아서 생각하게 된다.


 이 주양육자란 말이 '독박육아'란 말을 탄생시킨 것 같고, 이 독박육아라는 말이 '육아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다'라는 말도 만든 것 같고, 이러다 보니 가정을 위해서 바깥세상에서 하는 노력들은 '양육이 아닌 것'이 아니라는 인식도 생겨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저러한 용어들에 상관없이 서로가 잘 논의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가족도 역시,


 나는 2년 동안 육아휴직을 하고, 아내는 6개월 뒤 복직을 한데,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기에 와이프는 '주양육자'에 대해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 대답이 뭐였냐고 물으신다면 맞다, 뻔하지만 당연한 대답을 했다. '주양육자가 어디 있어, 있다면 우리 둘 다 주양육자지'  그리고 한마디 더 붙였다. '절대적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주양육자라면 어린이집선생님, 학교교사, 학원선생님들이 주양육자여야 되는 거 아니겠어?'


 아이를 기르는데 각각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는 일을 하고 싶어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야 하고, 누구는 아이와 함께 하고 싶어도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꾀나 많다. 서로가 희생하는 것이기에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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