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무기력 및 번아웃'관한 글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다. 기대했던 내용과 다를 수는 있었겠지만 삶에 있어 꼭 필요한 내용이란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거야. 반복해서 이야기해서 미안하지만 '이걸 해서 뭐 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실제로 수행해 본 사람들 있지? 그렇게 삶의 방향성을 잡기 시작한 사람들은 분명 '내 삶의 물리적인 변화는 없는데 무엇인가 내 삶이 바뀐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을 거야.
이제부터 '올바르게 화내기. 예의 있게 거절하기'에 대해 3회에 걸쳐 이야기를 할 거야, '의사소통'관련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접근하기 편할 거야, 이 파트 역시 특별한 스킬들은 없이 본질에 접근하는 글들이 이어질 거야 그럼 시작할게
혹시 학창 시절 학교에서 부모님께 전화가 간 적이 있어?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없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한 번쯤 있을법한 내용을 재구성해 봤어 한 번 잘 봐줘!
담임교사 : 안녕하세요. 차거 보호자분 맞으시죠? 차거 담임입니다.
차거 보호자 : 안녕하세요. 선생님, 무슨 일로 전화 주셨죠?
담임교사 : 차거가 요새 학교에 계속 늦게 와서요. 혹시 집에 무슨 일이 있나 해서 전화드렸어요.
차거 보호자 : 네? 우리 차거가요? 그럴 리가요? 항상 제시간에 집에서 잘 나가고 있는데...
담임교사 : 1주일 정도 된 것 같아요. 한 2분씩 학교에 늦게 도착하네요. 그 외 특별한 변화들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보호자께서 아셔야 할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차거 보호자 : 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번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잠시 후. 차거가 집에 돌아왔어, 보호자는 당연히 차거를 불렀겠지? 그 대화도 한 번 재구성해봤어
차거 : 학교 다녀왔습니다.
차거 보호자 : 차거 이리로 와봐, 너 1주일간 20분씩 학교 늦은 게 맞아?
차거 : 아니요? 그러지 않았는데요?
차거 보호자 : (약간 화남) 너... 솔직히 말해 지금 다 알고 이야기하는 거야. 선생님한테도 전화도 받았어
차거 : (억울한 표정으로) 아니에요.. 진짜..
차거 보호자 : (화남) 아니 지금 내가 다 알고 있는데 거짓말이야?
차거 : (억울해서 욱함) 아니라니까요? 진짜!!
차거 보호자 : (눈물 흘리며) 아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렇게 거짓말을..
꼭 학교에서 온 전화가 아니라도 비슷한 상황을 한 번쯤은 겪어 본 것 같지 않아? 비단 부모님과의 대화가 아니더라도 친구 또는 직장동료와 대화에서 겪었을 수도 있고, 그럼 저 대화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사실 차거는 일주일간 20분씩 지각을 하지 않았어, 일주일 중 월, 수, 금 3일만 딱 18분씩 지각을 했던 거야.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대화가 어떻게 이루어 질까?
보통 보호자의 경우 '늦은 게 중요한 거지 지금 말대꾸하는 거야?'라는 생각화 함께 더 화를 낼 것이고, 자녀의 경우 '아니 왜 우리 부모님은 내 이야기는 들어주지도 않고 무조건 화부터 내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억울함을 더욱 표출하겠지.
저 상황을 차분히 생각해 보자고, 차거가 일주일 중 3일이나 18분씩 지각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단순한 일탈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게 학교폭력 때문에 학교가 가기 싫은 것일 수도 있고, 학교 가기 전 무슨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 이미 이 문제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안중에도 없고 서로의 '감정'싸움만 커지는 대화를 하고 있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대화는 생각보다 이런 패턴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
대화를 할 때 '사실'-> '생각'-> '기분' ->'바람'의 순서를 지키면 우리가 대화에서 겪는 어려움의 다수를 극복할 수 있을 거야. 저 네 가지 순서를 풀어서 이야기해 보자면 '내가 얻은 정보가 대한 명확한 사실을 먼저 파악'하고 '그 사실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생각'을 해본 다음 '사실과 생각을 바탕으로 기분(감정)을 느끼는 거지' 그다음 '마지막으로 나의 바람을 대화 상대에게 이야기' 하는 거야.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의 대화 패턴은 '내가 원하는 바람을 기준으로 편향된 정보를 습득'하고,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분(감정)이 결정된 상태'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 '사실'은 이미 사라지고 '기분(감정)'해소를 위한 행위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아. 보통 대화를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고 뭔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본인의 대화패턴(또는 나를 외롭게 하는 상대방의 대화패턴)을 분석해 보면 위의 과정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을 거야.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대화를 함에 있어 '사실'-> '생각'-> '기분' ->'바람'의 순서를 지키는 것이 밑바탕이 된다면 특별한 스킬 없이도 대화하는 대상이나 상황, 장소에 상관없이 별 무리 없는 의사소통을 진행할 수 있을 거야.
오늘의 과제는 네가 타인과 나누었던 대화 중에 '사실, 생각, 기분, 바람'의 순서를 지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대화 또는 그렇게 해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대화가 있다면 한 번 기록해 봤으면 좋겠어!
너
의
기
록
이
채
워
질
자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