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251일) - 46.
우리 부부는 오랜 계획 끝에 자녀를 맞이했다. 그 계획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계획 중 큰 것을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육아휴직은 남편인 내가 한다'였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면 그것이 인생인가, 이 글을 1편부터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가족에 많은 이슈가 있었고 결국, 나는 가족 돌봄 휴직 2개월과 함께 2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고, 와이프는 2개월의 병가 3개월의 출산휴가 그리고 6개월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숲이를 맞이하고 지금까지 함께 집에서 육아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주변인들에게 말한다. 2024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한 해였다고,
아이가 태어나고 신생아시절 꼭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정말 여러 의미에서 꼭 추천하며, 자녀 계획이 있는 분들은 금전적인 부분과 직업적인 커리어 부분을 미리 조정해서라도 꼭 꼭 신생아 시절부터 함께 육아휴직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남긴 글이었다.
실제로 정말 너무 소중했던 순간들이었다.
우선 우리 세 가족이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했다. 타인에게 신경 쓰지 않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인 것 같다.
그리고 부족할 수밖에 없는 부모로서의 시작을 서로 응원하고 보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육아 때문에 지칠 수밖에 없는 심신을 부부서로가 응원하고 채워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이프가 복직을 한다.
출산 전부터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았기에 출산 후 육아를 내가 거의 전담할 수밖에 없었다(와이프는 새벽수유를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많은 부분을 해왔고 많이 익숙해졌지만, 와이프가 복직할 때가 오니 가장 많이 드는 감정은 솔직히 '두려움'이다.
서로 많은 의지를 했고, 서로 보완이 되었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굳이 이야기할 것 없이 하나로 설명하자면
'숲이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을 때 가장행복해하고 편안해한다'
물론 나 혼자서 둘의 역할을 할 필요는 없고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퇴근 후 와이프가 엄마의 역할을 할 것이고 우리는 또 그 안에서 더 큰 행복을 찾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럼에도 두려움의 감정이 드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와이프는 회사일을 해야 하고, 나는 그 시간 동안 숲이를 홀로 돌 봐야 한다. 분명 둘 다 심신의 여유가 지금보다 부족해질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숲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못하는 것에 자책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계속 다짐한다. 그리고 숲이도 그것을 분명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오늘 이 글이 '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 시즌2'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다음 글부터는 이제 홀로 육아휴직을 하게 된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육아란 것이 연애만큼이나 이론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어떤 생각들이 들지 예측할 수 없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가족이 행복할 수 있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을 지금처럼 꾸준히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