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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울한 일기

대부분의 직장인은 왜 목표가 없을까

by 잡생각 전문가

오늘의 일기


요즘 삶의 목표가 없다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든다. 취업을 하고 나니 이제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해봤는데 답이 쉽게 서지 않는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이 퇴근 후 쉬기 바쁘고 육체적으로 피곤하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게을러지고 실행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과 고민을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없는 삶에 익숙해지고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뭐랄까, 내 삶은 “타인(회사)이 정해주는 대로 일하고 생각하고 쉬는 수동적인 삶 그 자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사실을 어떻게 서든 부정하고 싶어서지 않을까.


나는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다소 낯선 산업군에 취업을 했다. 항상 금융권을 가고 싶어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쩌다 보니”라기보다는 솔직히 말하면 현실적인 타협을 했다. 나는 29살의 다소 늦은 나이에 신입으로 입사했다. 중고 신입이라 업무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다시 신입으로 재취업하기에는 약간 부담감이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재직 중에 있는 회사는 나쁘지 않다. 방산업계라는 철밥통의 장점도 있으며 나름 처우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으로 이직 준비를 해볼까 하다가도, 막상 지금 누리고 있는 안정감과 혜택을 저버리고 떠나기란 쉽지 않다.


오늘 동기 한 명이 퇴사를 했다. 업무가 잘 맞지 않아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결과 본인이 원하는 금융권에 합격했다고 한다. 문득 그 친구의 결단력과 용기 실행력이 부러웠다. 그리고 내가 갈망했던 업계에 재직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요즘 삶의 목표가 많이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퇴근하고 나면 운동 이외에 할게 많이 없다. 물론 내 실행력의 결핍이 크겠지만 뭐랄까.. 진짜로 뭐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혹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간을 즐기고 놀고 싶은 만큼 놀고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워보라고 한다. 당연히 그것도 중요한 한 가지 삶의 요소지만, 근본적으로 내 인생의 목표와 방향성을 정하며 살아가고 싶다.


지금 내 삶은 굉장히 안정적이며 또 평화롭다. 주변 지인들과 종종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회사에서는 적당히 만족스러운 연봉과 워라밸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고 있는 이 느낌은 지우기가 쉽지 않다.


사실 이 방향성을 잘 세우지 못한 것도 나 자신이고, 일련의 목표를 세우더라도 잘 지키지 못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문제의 원인은 잘 알겠지만 풀어가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 문제를 평생 풀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쩔 때는 내가 별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고, 또 딱히 이런 걸로 스트레스를 안 받았으면 싶다. 그런데 어쩌겠나 뭐. 나는 평생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인거지 않을까..


요즘 잠에 쉽게 들지 못한다. 평소에도 30분 정도 뒤척이다가 잠에 드는데 요즘은 기본 1시간 정도를 뒤척이다 자는 것 같다. 새벽에 혼자 누워있다 보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 및 외로움과 조우하곤 한다. 그 생각의 끝에는 항상 결론이 없다. 어쩔 때는 얼른 잠에 들고 싶어 가끔 술 한잔을 마시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나름의 삶의 목표가 정해지고 바쁜 생활을 영위하다 보면 삶의 보람도 느끼고 만족스러운 잠에 들 수 있을까. 매일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 문제로부터 약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으려나? 이런 생각에 자유로워지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도돌이표처럼 하며 마무리하는 오늘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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