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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描寫)

by 실버레인 SILVERRAIN


사랑을 할 때 -




몽실몽실한 구름이 하늘 위를 천천히 떠다니는 날.


고요한 바람이 스치는 새벽녘, 누군가의 목소리에 몽롱한 잠에서 깨어났다.


잿빛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투명한 유리창 위로 한 방울의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 순간, 멈춰 있던 세상에 다시금 생명의 숨결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따스한 온기 속에서 하나둘 피어나는 꽃망울들.


그 사랑스러운 기척만으로도 내 입꼬리는 조용히 올라갔다.


어색한 공기의 흐름 속에서 조심스레 입술을 떼는 찰나, 내 마음은 요동쳤다.


넓디넓은 바다 위, 한 척의 배가 정박했고 굽이치는 파도를 따라 그 배는 잔잔히 흔들렸다.


새벽은 물러가고, 핑크빛 하늘 아래 물든 세상엔 콧노래와 꽃내음이 가득 번진다.


그런, 세상이었다.


꽃 모음집 -

편안한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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