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가세요!
분리수거를 마치고,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주민을 만났다. 인사를 해야 할까 말까. 사람들이 늘 무표정이라, 괜히 인사했다가 혼자 민망해질까 봐 망설여진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인사했다.
“안녕히 가세요~!”
아주머니는 내가 인사한 걸 2초쯤 뒤에야 인지하셨는지, 엘리베이터가 반쯤 닫혔을 때,
“아! 네...!! 안녕히 가세요~!”
약간 당황한 듯, 하지만 활기찬 목소리로 답해주셨다.
먼저 인사하기 성공!
웃으며 집에 들어왔다.
#어차피 그들은
늦은 밤.
앞, 뒤, 양 옆 어디에도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러닝을 하고 있었다. 큰 나무 옆으로 뚫린 공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달릴 때, 문득 기분이 좋았다. 내 키에 닿을 듯 말 듯 낮게 드리운 나뭇잎들이 보여서, 나는 바보처럼 헤헤 웃으며 점프해서 나뭇잎을 터치했다.
나는 밑단이 좀 짧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손을 들어 점프할 때 티셔츠가 올라가 배 한쪽이 드러났다.
기분이 좋아 웃으며, 나뭇잎을 터치하며, 바람이 배에 닿는 느낌과 동시에, 저기 앞쪽 벤치에 앉아 있던 두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속으로 I-she…) 배가 드러난 것도 그렇지만, 러닝 하다가 내가 혼자 실실 웃으면서 나뭇잎에 점프하고 있던 그 모습을 누군가가 봤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꾹 다문 채 페이스를 높여 그들 앞을 지나쳤다. 원래는 한 바퀴를 더 뛸 예정이었지만,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곧장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문득, ‘아니, 내가 왜 쪽팔려야 하지? 어차피 그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도 없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이 바뀌며 나는 다시 방향을 틀어 마지막 한 바퀴를 더 돌았다.
#그런 사고방식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redo’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답이 정해진 일이라면, 묵묵히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창의력이 요구되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번의 시도를 발판 삼아 이번엔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볼 수 있다. 방향을 살짝 틀어보고, 디테일을 더하고, 색을 입히고, 다시 재구성해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렇게 원래의 결과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어차피 다시 할 거라면, 전보다 조금 더 발전시킬 수는 없는지 생각해 보는 자세가 좋다.
그런 사고방식.
#눈치가 없어요
달보니 생각난 일화.
친한 언니가 나한테 고민 상담을 해왔다.
“은비야, 그 사람이 보름달을 보면 내 생각이 난데. 얼굴이 똥그래가지고... 이거 얼굴 크다고 놀리는 거 아니니..? “
평소에도 둘은 티격태격 거렸다.
“아니, 언니이...! 밤에 혼자 달 보면서 언니 생각이 왜 나겠어..... 보고 싶으니깐 생각이 나지.. 눈치가 없네... 남의 연애는 눈치 백 단이면서”
“그런가... 헷갈려 정말”
“그 사람 언니 백퍼 좋아한다.”
“그러니...?”
몇 개월 후, 한 카페.
언니를 만나서 언니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놀고 있었다. 언니가 화장실 간 사이, 나는 우리가 찍은 사진을 보려고 앨범을 눌렀는데..
'어..??????..'
"언니..! 나 사진 봤(버렸)어..."
"어머.. 내가 오늘 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됐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맞아.. 하하핳하핳"
"좋아?"
"좋아..ㅎㅎ"
그러고 둘은 결혼했다.
#미래짝꿍을 위해 메모메모!
좋은 부부 사이
남녀관계에선 처음엔 두근두근하고 떨린다.
더 관계가 지속되면, 익숙해지면서 이 사람하고 같이 있을 때 ‘편안하다’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신뢰할 수 있고, 나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이 사람과 있을 때 나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인지.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기지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다. 좋은 연인, 좋은 배우자는 같이 있을 때 편안해야 한다.
- 오은영박사님 인터뷰 중
Q. 나는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신뢰를 줄 수 있고, 존중해 줄 수 있으며,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질문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