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따 힘드네
한 남자가 데이트 신청을 해왔다.
솔직히 잘 맞을 것 같진 않았다.
그냥 느낌이다.
친구도 그 소리했다.
암묵적으로 거절했는데, 그 후로도 연락이 온다.
문제는 설렘도 궁금함도, 일도 없다.
그렇다고 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내가 나서서 만나지 않으면, 엄마가 어디서 선자리를 만들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 노력은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연락은 이어가고 있다. 진짜 노력하고 있다...
마음 같아선 바코드 찍어서 ‘이 사람 만날지 말지’ 결과를 딱 알려주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참..)
“브런치에 내가 쓴 글 읽고, 그래도 나 만나고 싶으면 만날래요.“ 하고 싶다. (...물론 이건 좀 도라이 같을 수도 있겠지만.)
브런치 글을 읽다 보면, 직접 만나 뵙진 않았지만 대부분 정말 좋은 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아내이자, 좋은 남편의 역할을 감당하며 화목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그려진다.
(다들 어디서 만나셨나요...?)
이런 것까지 여기다 쓰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마음이 없나 보다.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만남이라 생각하면 아주 무거워진다.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 대따 힘드네..
(멍 때리고 이 생각하며 남자화장실 들어갔다가 화들짝 놀래며 나왔다. 아무도 날 못 봤다. 다행이다....)
#욕심
갖고 싶은 게 생겼다.
근데 나에게 올 것이 아닌 것 같다.
어쩔 땐 내려놓음도 필요하다.
내려놓음을 생각할 수 있는 이 마음이 고맙다.
인생은 절제와 조절이 필요하다.
꼭 필요하면 생기겠지.
사람도, 물건도 예기치 않을 때 오는 것이 더 반갑고 소중할 때가 있다. (근데 꿈까지 꿨다...;)
#미로 찾기
미술관에서 본 작품.
자세히 보니, 왼쪽 상단과 오른쪽 하단에 길이 나 있다. 아마 작가는 길이 이어지도록 설계했을 것 같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눈이 아파서 결국 멈추었다.
우리 인생도,
미로 찾기.
언젠가 그 출구로 나갈 수 있겠지…?
#도촬
길을 걷다 조계사 앞에서 연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꽃을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 한 아주머니가 서 계셨다.
자꾸 두리번거리시기에, 이파리 사이로 뭔가를 찾고 계신 줄 알았다. ‘같이 찾아드려야 하나?’ 생각하던 순간, 그분이 이파리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며 미소를 지으셨다.
알고 보니, 그 속에 피어 있는 연꽃을 가까이서 보려고 몸을 숙이고 계셨던 것이다.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 웃음은 소녀처럼 해맑고 예뻤다.
나는 꽃을 찍던 카메라를 아주머니께로 자연스레 돌렸고, 결국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짧은 순간의 미소였으나, 그 여운은 향기처럼 오래도록 맴돌았다.
한 겹 한 겹 이렇게 크고 탐스러운 연꽃은 처음 본다 :)
서울 한복판에 연꽃 한 스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