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순례길. 주비리 - 팜플로나 20.4km
오늘도 잠을 못 잤다. 새벽에 누군가 계속 코를 골아서.... '순례길은 편하러 온 게 아니니' 하며 아침에 비몽사몽으로 일어났다. 오늘의 아침은 빵 오렌지 주스, 아직 이른 새벽 딱히 먹고 싶진 않았지만 걷기 위해 먹었다. 순례자들이 오순도순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은 언제가 활기차다.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몇 시간 걸었는지 날이 밝아지고 카페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걷다가 앉아서 양말 벗는 순간 바람이 발에 맞닿는데 그 느낌이 너무 시원하다.
차들보다 순례자들이 더 많이 보이는 길
마을에 도착했다.
걷다가 갈림길이 나왔는데 짧고 굵은 산 길을 택했다. 하나는 좀 돌아가지만 긴 평지, 또 다른 하나는 짧았지만 산길이고 좀 가팔랐다.
나는 산길을 택했다. 약간 산속을 헤 집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건물이 높아지고 주거지역이 나오기 시작한다. 신기한 건 집집마다 문은 꼭 닫혀있다. 도대체 사람이 진짜 사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거리는 너무 깨끗하고 사람들도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스페인 사람들을 보면 정겨운 가족 분위기가 났다
지나가는데 빵이 너무 맛있어 보인다.
성벽으로 들어가야 팜플로나 구시가지가 나온다.
팜플로나는 매년 7월 열리는 소몰이 축제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작가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이기도 하고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배경이 되는 도시라고 한다.
도심에서는 성벽과 성곽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고 마치 ‘순례자+중세 여행자’가 된 기분 느낄 수 있다.대학도시라 젊은 사람들 많고, 밤에는 바(bar) 문화도 활발하다.
거리 공연, 사람들 대화 소리, 테라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 등 각양각색의 움직임으로 도심의 에너지가 살아있다.
또 북부 스페인식 타파스가 특히 유명하다.
골목길이 너무 아름답고 삼삼오오 타파스를 먹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비가 와서 날씨는 좀 우중충했다.
오늘 알베르게는 팜플로나 공립 지저스 마리아 공립 알베르게. 성당을 개조해서 만든 알베르게이다.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쉬웠다.
공간이 넓고 깔끔했고 무엇보다 성당의 미를 잘 살려서 더 순례길 느낌이 난 것 같다.
이곳의 세탁기와 드라이어는 순례길 중 제일 저렴했다.
씻고 팜플로나 시내를 돌았다. 팜플로나 대성당은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 구경만 했다. 골목골목으로 사람구경이 제일 재밌다.
서서 또는 높은 의자에 앉아서 타파스 몇 개를 시켜놓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생동감 넘치는 풍경
너무 아름다운 건물이다.
잠시 앉아서 쉬다가 저녁은 피자를 먹으러 왔다.
왕궁에 온 것 같은 인테리어
가게 내부가 예술작품 같았다.
알고 보니 피자 맛집! 도우가 정말 예술이었다.
도시에 오니 저절로 들뜨게 되는 건 기분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