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도장깨기

산티아고순례길. 로스아르코스 - 로그로뇨 27.9km

by 실버레인 SILVERRAIN

오늘은 새벽 6시 20분에 출발한다.

성당 종 불빛이 밤새도록 환하게 마을을 비추었나보다.

마을을 벗어나 평지가 쭉 나오는데 정말 어두컴컴하다.

어제 같이 밥을 먹은 싱가포르 아주머니와 같이 출발했다.

나는 휴대폰 불빛으로 아주머니는 헤드랜턴으로 서로 불빛을 밝히며 걷는다.

아주머니가 노래 틀어도되냐고 물어봐서 흔쾌히 좋다고 했다. kpop좋아하신다고 남자가수 발라드를 틀어주셨는데 아쉽게 곡은 까먹었지만... 한국 노래를 좋아하신다니 덩달아 내심 뿌듯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동이 트기 시작한다.

오늘도 구름이 껴서 맑지는 않다.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가 꽤 일찍 출발한 편이라 한적하게 걸었다.

마을 모퉁이로 들어온 햇빛이 너무 예뻤던 시간

같은 장소라도 언제 걷느냐에 따라 보는 풍경이 다 다르다.

여기도 참 예뻤는데..!

햇빛이 마을에만 쏟아지는데 마친 동화속 그림책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와는 헤어지고 나홀로 카페에 도착했다.

따뜻한 커피콘레체와 샌드위치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그리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오렌지 주스로 함께 마셨다.

쉬는 시간이 지나고보니 순례자들이 붐빌 때 나도 다시 출발했다.

이 나라 저 나라 말이 들린다.

순례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태극기

카페에서 일하시는 분들 대부분 한국말 인사정도는 하실 줄 안다.

다시 시작된 평지

오늘도 길을 따라 쭉 걷기

탑으로 쌓인 소여물들도 쭉 보이고

언덕위에서 바라보는 순례길도 너무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전 세계에서 온 진심어린 염원들

계속 걷는다.

팔기 위해 심어논 건지는 모르겠지만 줄맞춰 심겨진 나무도 보고

가다가 프랑스 아주머니들이 뭘 따 드시고 계셨는데 알고보니 블랙베리

나도 한 세 네개 따 먹었다. 정말 달고 향긋했다.

쉼터에서 이야기하는 순례자들

이제 절반즈음 왔으려나

힐아버지와 개

왠지 순례길을 떠올리면 이 그림일 것 같다.

표지판이 웃고 있는 모습을 하는 것 같지 않아요?

지나가는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는 좀 더 현대적인 건축의 분위기가 난다.

어제보다 확실히 다른 마을 분위기

사람들도 붐비는 편이고 조경도 잘 되어 있다.

아주 작은 공원 벤치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먹는 사과는 왜 이리 꿀맛인지


기다리고 있는데 대만 친구 '이바'를 만났다. 순례길 첫날에 만났었는데 서로의 속도가 달라 자연스럽게 헤어졌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너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같이 걷기로 했다.


순례길에서는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된다. 자연스럽게 같이 걷다가도 서로의 속도가 다르면 헤어지게 되고 약속하지 않아도 자신의 속도로 맞춰서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너무 반가움은 덤이다. 이것이 순례길의 묘미다.

포도밭길 따라 걷는 길이다.


조그마한 가판대에서 간식을 팔고 있는 사람들



스페인 아저씨 한 분이 자연스럽게 동행하며 포도밭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적포도와 백포도 어디 지역에 어느 와인이 유명한지 등... 너무 재밌었다. 낯선이의 대화가 이렇게 쉬웠나..? 음... 뭐 생각해 보면 외국은 쉬운 것 같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한 문화가 나에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미국과 독일에서 살 때에 이방인으로서의 결핍도 있었지만 한국보다 더 좋다고 느낀 건 낯선이에게서 오는 친절함이다.


물론 이것도 개인의 경험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로그로뇨(Logroño)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도시이다.


스페인의 라리오하(La Rioja) 자치주의 주도로, 특히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며 라리오하 와인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주요 경유지 중 하나로, 많은 순례자들이 이 도시를 지나가며 휴식을 취하곤 한다.


중세풍의 거리, 고풍스러운 교회, 전통적인 스페인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타파스 거리도(La Laurel)유명하다.


알베르게가 있는 골목길

조가비 간판이 있는 곳이 알베르게이다.

이바와 나는 타파스를 먹기로 했다. 스페인은 보통 레스토랑에 시에스타가 있다.




시에스타(Siesta)는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낮잠 문화를 뜻하는 말이다.


스페인은 기온이 높아서, 특히 여름에는 오후에 활동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점심 이후 더운 시간대에 짧게 낮잠을 자는 문화가 생겼다.


시에스타 때문에 우리가 가고자 하는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다. 지나가던 경찰관에게 오픈한 레스토랑이 없는지 물었는데 타파스 골목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골목으로 갔다.


타파스 골목

타파스골목을 구경하다 두 곳에서 타파스를 조금씩 맛보기로 했다.

술을 못하는 나는 이바와 한 잔을 나누어 아주 조금만 맛보기로


뒤에 있는 스페인 청년들 결혼 축하 모임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에게 살루트! Salud를 외쳤다. 스페인에서 건배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다.


사람들 자체가 흥이 많다. 덩달아 나까지 업되는 기분

두 번째 타파스집에서도 두세 개 정도 시켜 이바와 나누어 먹었다. 종류별로 놓인 타파스가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이바는 아침으로 먹을 컵라면사고 나는 요구르트와 샌드위치 재료를 사러 마트에 잠시 들렀다.

볼 때마다 헉하게 되는 하몽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느새 구름이 개었고 날씨가 따뜻해졌다.


삼삼오오 순례자인지 현지인인지 구분 안 되는 사람들이 광장 레스토랑에 북적인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이 길을 오게 되었을까?


오늘도 부엔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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