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순례길. 에스텔라 - 로스아르코스 21.4km
오늘도 출발 전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어제 만난 친구로부터 받은 가스파초. 가스파초(Gazpacho)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차가운 수프 요리로, 주로 토마토를 기본으로 한 채소들을 갈아서 만든다. 원래는 스페인의 남부 지역인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에서 유래한 요리로, 더운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기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나에겐 살짝 오묘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꽤 중독성 있었다.
로스아르코스로 출발. 오늘은 21.4km 걸을 예정이다. 아침 일곱 시 좀 넘어서 나왔는데 신발 상점에 불이 켜져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출근하는 게 보였다.
마을을 빠져나가는데 좀 헤매고 있었는데 새벽 청소를 하는 아저씨께서 나에게 도움을 주셨다. 스페인어로 말하며 구글 번역기를 동시에 켜서 영어로! 너무너무 감사한 아저씨었다. 마지막엔 buen camino~!
동틀 녘의 마을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아직 새벽을 위한 가로등이 꺼지지 않은 채 조용한 길거리를 걸으며 잔잔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이 떠오를 때 그냥 '있음'에 감사하는 그런 모멘트
아침 일찍 떠나는 순례자들. 길을 먼저 밝혀주니 뒤따라가며 안심이 된다.
이 돌문을 나서면 드디어 마을 밖으로 나간다.
번잡한 시내가 나오고 주택들과 차들이 많이 보인다. 아침 일찍 걷는 사람은 순례자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구름에 반사된 빛이 하늘을 더 예쁘게 만든다.
몇 분간 서성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순례길의 하이라이트는 대장간과 와인분수다. 같이 온 순례자들에게로부터 이 장소들이 있다는 걸 들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더 가보기
여기는 대장간 직접 만든 액세서리들이 한가득이다. 나는 여기서 하트모양 조가비 목걸이를 샀다. 순례길에서 산 유일한 기념품이다.
여기는 와인분수인데 꼭지를 틀면 물대신 와인이 나온다. 너무 신기했고.. 그런데 맛은 없었다. 아주 떫었던 기억이...
로스아르코스 얼마나 남았니?
정리되지 않은 넝쿨들. 생자연(?)을 느끼며 걷는 순례길이다.
걷다 보니 한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쉬어가기로 한다.
카페에서 아침에 직접 싼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었다. 너무 꿀맛
또다시 걷기 시작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자욱하다. 밭은 아마 포도밭으로 추정된다.
끝없는 길에 또 한 번 '인생이란...' 출구 없는 질문을 가지고 걷게 되는 시간. 그런데 재밌다.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정말 자연이죠?
길 가다 순례자들을 위한 푸드트럭을 발견하고 나도 자리를 잡았다. 휴식은 또 다른 길을 걷게 하는 힘이 된다.
다섯 시간 30분쯤 걸어 드디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아이보리~누런 컬러의 집들이 쭈욱 펼쳐졌다.
오늘의 알베르게
색깔이 참 알록달록한 알베르게이다. 딱 봐도 오래된 물건들을 깨끗하게 써 온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빼곡히 쌓인 순례자들의 사진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했다.
순례길에서 손빨래는 일상
산책 겸 저녁 장 보러 가기
오늘 저녁은 샐러드
앞에 같이 앉았던 싱가포르 아주머니와 이야기 나누며 먹었다.
각자 내일을 열심히 준비하는 순례자들
마치 영화 같았던 에스텔라의 한 장면
주방에 써 붙인 '제발'이라는 한국어가 눈에 띈 알베르게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오나 보다.
오늘도 감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