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탄 아이들을 기억하며

조각난 일상을 마주하는 날

by 민진


늘 일상처럼

일어나 옷 입고 밥 먹고 짐 챙겨서

'잘 다녀오겠습니다' 한마디 남기고

안아주지도 못한 채 '잘 다녀와, 재밌게 보내고 와'하면서

수학 여행길에 떠나보냈던

아들, 딸들아!

다시는 품어 주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싸늘함으로 누워있는 너희들을 보아야만 하는 이 야만을 어떻게 하니?

기울어 가는 배 안에서, 침착하게 믿음으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너희들을

우리는 완전한 배신을 했구나!

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구한 것 같은 행태를 용서하지 말으렴!

첨단 과학을 자랑한다던,

국민소득 얼마라고 허풍 치던

우리는 일시에 얼굴이 빨개져야만 하는

부끄러움의 나라가 되고 말았구나

생명의 소중함 보다는

자신들의 이목에 더 신경을 쓰며

꽃 같은

꽃 같은 너희들을 팽개치고, 팽개쳤구나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우리들의 잘못을

어이하면 좋단 말이냐?

지금도

아득히 바다를 바라보고

이제는 시신으로라도 마주하고 싶어

부르고 불러보는

속 빈 강정들이 되어버린

부모들은 어찌해야 할까

울어서 너희들이 돌아올 수 있다면

날마다 울고

벌서서 다시 볼 수 있다면

날마다 벌서고

기도로 돌아올 수 있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

아이들아

꽃들아

잘 가렴~~

14.05.01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