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이죠! 이 암각화를 보세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서로 장난치며 싸우는 모습이에요. 이 암각화는 리비아 와디 마텐두스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략 기원전 5000년경(대략 지금으로부터 7000년 전)의 암각화로 추정됩니다.
냥:발톱을 세우며 싸우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네요. 우리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영역 다툼을 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니면 서열 싸움인 것 같기도 하고요. 누가 이겼을지 궁금하네요. 싸우는 순간을 너무 잘 포착했어요.
개:저희 조상 개와 다르게 고양이의 암각화에는 그들이 싸우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고양이들은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었나요?
고양이가 싸우는 모습을 암각화에 그렸다는 것은 인간들이 고양이를 깊게 관찰하고 인상 깊었던 장면을 새겼다고 봐야 할 거예요. 그렇다면 고양이들도 지금으로부터 7000년 이전에 이미 인간과 함께 생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현재 고양이들의 조상은 리비아 고양이(Felis siverstris lybica)로 알려져 있어요. 아프리카 북부, 중동, 서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 고양이죠. 이 고양이들 중 일부가 인간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동료 화가 진행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동료가 되었다는 것은 서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에요. 인간에게 있어 고양이가 필요했던 이유는 이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냥:이 그림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에 있는 그림 중 일부네요? 역사시간에 배운 것 같아요. 저의 조상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이렇게 점박이였다고 하더라고요.
수업시간에 잘 들었네요. 히에로니무스는 15세기를 대표하는 네덜란드의 화가예요. 이 화가가 그린「쾌락의 정원」은 종교적 성격을 띤 세 폭 제단화예요. 이 제단화의 왼쪽 하단에 보면 바로 고양이가 쥐를 물고 있는 모습이 있어요.
개:고양이들에게 있어 쥐는 매우 맛있는 음식이라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것이 인간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개는 인간의 생명과 가축을 경호해주고, 인간은 개에게 먹거리를 쉽게 제공함으로써 둘은 동료가 되었습니다. 고양이도 마찬가지예요. 고양이는 인간들의 골칫거리였던 쥐를 잡아줌으로써 인간과 동료가 되었죠.
냉:저희 고양이들에게 있어 쥐는 매우 손쉬운 사냥감이죠. 하루 12마리 이상은 쉽게 잡을 수 있어요. 그런데 쥐는 인간들에게 어떤 골칫거리를 안겨줬나요?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점차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했어요. 이전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쌓아둘 곳이 필요해졌기 때문이죠. 곡식이 쌓이니, 쥐가 모여들기 시작한 거예요. 이 쥐들은 1마리가 최소 곡식 10그램을 먹는다고 해요. 그럼 5000 마리면 1년에 18톤의 곡식을 먹어 해치우죠. 18톤이면 쌀 한가마가 80 킬로그램인 것을 생각하면 약 225 가마니의 곡식 손실이 발생하는 거예요. 엄청난 양이죠. 그런데 이 골칫덩어리 쥐를 고양이는 너무나도 손쉽게 잡습니다. 거기다 고양이들은 평균 하루에 12마리만 쥐를 잡아는 다고 치면, 1년에 약 5~6000마리 정도의 쥐를 사냥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고양이 1마리가 1년에 쌀 18톤을 지켜주는 것이죠. 그러니 인간들에게 있어, 고양이는 매우 중요한 존재로 각광받기 시작한 거예요.
개:개보다 작은 덩치여서 고양이들은 무엇을 통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지 궁금했는데, 쥐를 잡아서 식량을 보존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군요.
냥:우리 선조들 입장에서도 인간과 함께 다니는 것이 좋았겠네요. 창고에만 가면 쥐들이 득실거렸을 테니 말이에요.
그래서였을까요? 인간이 정착한 지역에서 고양이 관련 유적들이 꽤 많이 발견됩니다. 고양이는 대략 1만 년 전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인간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키프로스 섬의 실루로캄보스 마을의 9500년 전 유적에는 생후 8개월 된 리비아 고양이 새끼와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고 묻혀있는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기원전 6700년으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의 예리코 유적지에는 고양이 이빨이 하나 발견되었고요. 기원전 5000년경의 터키 하실라르 유적지에도 고양이 뼈가 발견되었죠. 고양이 뼈 유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은 고양이가 그만큼 인간들에게 필요한 동물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죠.
냥:그런데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요. 개와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었던 사우디아리비아에 있는 유와이미스 유적지 암각화에서는 개와 인간이 함께 새겨져 있어요. 그런데 리비아 와디 마텐두스 고고학 유적지의 암각화에는 고양이들만 새겨져 있지 함께하는 인간들이 없네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잘 보셨어요. 개와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암각화에는 개의 역할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바로 인간을 도와 사냥하는 존재였죠. 그런데 고양이가 새겨진 암각화에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암각화는 사냥감의 증가를 기원하는 의식을 위해 그리거나, 나름의 세계관과 종교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표현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개가 그려진 암각화의 경우는 첫 번째 목적에 해당한다면, 고양이 암각화는 두 번째 목적에 해당할 것 같아요.
개:고양이와 인간의 관계가 단순히 동료 이상의 종교성을 띈다는 건가요?
그런 부분들이 분명 있어요. 개와 고양이 모두 인간과 동료관계를 맺었지만, 개는 실용적 성격이 더 강한 것은 분명합니다. 고양이는 개보다는 상대적으로 종교적 성격으로 대하는 경우가 발견됩니다. 이것은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일종의 역할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죠. 인간의 문명이 발전할수록 개는 사냥 솜씨보다 인간에게 얼마나 충성한 존재인지가 중요하기 시작해집니다. 문명이 고도화되면서 사냥보다는 농경문화가 발전하기 때문이죠. 인간에게 충성해야 인간의 생명과 가축들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죠. 개와의 동료관계가 점차 상하 관계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반면 고양이는 쥐를 잡기 위해 집는 시간이 길어지자, 특유의 성격과 외모 때문에 인간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신의 대우를 받기도 했을 정도죠. 이 부분은 다음 기쁨의 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냥:하긴, 우리 고양이들의 매력은 끝이 없죠. 고양이의 도도함이 인간들에게는 매혹적이었을 테니깐요. 역사시간에 고양이는 원래 인간의 신이었다는 내용을 기쁨의 관에서 더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상대적인 의미예요. 개 또한 신으로 추앙되기도 했거든요. 그만큼 개와 고양이 모두 인간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는 점이 중요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은 개와 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여줍니다. 인간들에게 있어 ‘이름’은 매우 의미 있는 존재들에게만 붙여주는 거예요. 다음 그림을 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