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출퇴근 지하철에 서서 '네이키드 애자일'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항상 애자일이란 무엇일까가 궁금했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막상 예상과는 다른 내용에 신선함과 새로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애자일 하면 떠오르는건 유연함, 신속함, 스프린트, 칸반보드 등의 소프트웨어/업무 방법론의 세부적 용어들입니다. 하지만 네이키드 애자일의 저자는 애자일을 방법론보다는, '문화'라는 이름으로 바라봅니다. 기업들의 실패사례를 말하며, '애자일한 기업'은 실무자들의 업무 방법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실패)/경쟁/사람에 대한 기업 차원의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은 협동, 신뢰의 중요성을 말하며 탄생했습니다.(생략하여 차용하였습니다.)
-개인과의 상호작용
-고객과의 협력
-변화에 대응
-동기가 부여된 개인들 중심의 프로젝트 구성, 그들에 대한 신뢰
-면대면 대화
-자기조직적인 팀의 중요성
-비즈니스 부서 사람들과 개발자들과의 지속적/유기적 협력
애자일은 경쟁 중심이 아닌, 협력/신뢰/성장(내적동기)을 중요시하는 문화입니다. 결국 사원들간의 성과 경쟁, 외부적 요인(인센티브)을 통한 내적동기가 결여된 기업 문화에서는 애자일이 성공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오히려 구체적인 방법론보다는 협력/성장 등의 애자일한 문화에 대해 네이키드 애자일은 설명합니다.
우리는 왜 협력하며, 성장(실패)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왜 이 시대는 경쟁, 인센티브 등이 아니라 협력과 성장에 집중하는 걸까요? 지금이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넘쳐나는 VUCA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비교적 시대의 변화가 느리고, 경쟁의 범위가 좁으며, 기계적 업무의 효율성/신속성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가 다가오며 우리는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며, 다양해진 고객들의 취향과 빠른 시대 흐름에 따라 제품의 유연한 변화가 중요해졌습니다. 과거의 기계적 업무의 효율화/신속성/품질향상이 아닌, 시장 적응을 위한 지속적인 시도(실험)와 실패를 통한 검증, 지속적인 마켓핏의 고도화가 기업의 성장을 좌우하게 된 것이죠.
제품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정량적, 결과(성과) 중심의 경쟁 방식은 결코 기업의 성장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오직 결과만을 중심으로 사원을 줄짓는 기업에서는 제품 검증을 위한 실패는 죄악시되고, 새로운 제품은 탄생할 수 없습니다. 이미 증명된 제품에 안주하는 기업은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립니다.
유연하고 빠른 시대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애자일(협력, 성장)을 탄생시켰습니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실패를 통해 배우는 문화 속에서, 끊임없이 협력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애자일하게 일하는 것.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애자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애자일이란 환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실패하며 배우는 것, 이를 토대로 마켓핏을 고도화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중요합니다. '문화'란 한 집단의 주요한 행동 양식을 뜻합니다. 결국 애자일도 사람의 일이란 것이죠. 애자일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돈, 타인의 인정과 같은 외부적 요인보다는 제품/서비스/성장을 향한 내적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실패를 수용하는 문화 속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자기 반성/회고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며, 점점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실패 속에서도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협력과 끊임없는 공유를 지향해야 합니다. 우리가 과정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유는, 팀원을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많은 정보와 이슈를 다뤄야 하는 기업은 절대로 혼자만의 힘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를 가르치며, 함께 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업무의 공유가 필수적입니다.
매일 성장하며, 사람들과 함께 하는 PO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한 주는 CEO, CTO, 디자이너님들, 개발자님들, MD님들, 마케터님과 업무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새삼 책을 읽으며, 회사를 바라보니 좋은 팀원들을 만난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에 대한 존중과 열린 마음을 가진 팀원, 직원을 이해하려는 경영진,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가 원활히 소통하는 제품팀을 만난 것에 새삼 또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이지만, 지속적인 배움으로 통해 팀원들과 협력하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읽고 비즈니스 관점을 접목하여, 균형있는 제품을 그려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