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배고픈 돼지
부부가 모두 퇴사를 했으니 지금은 사실상 백수 부부입니다.
물론,
아무런 계획이 없이 퇴사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글재주가 조금 있었는지, 혹은 운이 좋았는지(후자일 확률 농후)
재직 중에 이곳저곳 글을 조금씩 올리며 매주 치킨 한 마리 사 먹을 정도의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쓰기에 집중하면서 인생 2막을 살아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퇴사하고 글에만 집중하면 조금 더 벌 수 있을지 않을까?
그리고 퇴사하면 돈을 조금 덜 쓰게 될 테니까 먹고살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2주가 지났는데요.
오랜만에 외국에 오니까 덜 쓰긴커녕 신나서 더 많이 쓰고 있네요?
글을.. 쓰고는 있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가고요.
흠.. 큰일입니다. 계획했던 생존 가능 시간이 당겨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자마자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정적으로 연재하던 곳이 한 군데였는데, 발리에 도착해서 새로운 연재처가 생겼습니다.
(무려 '6개월' 계약입니다!)
물론 제 약력이 휘황찬란하지 않기에 으리으리한 기고비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차차.. 아닙니다.
소중한 연재처.. 기고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
참고로 저는 테크 관련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기고 문의는.. 아래 메일..
아차차..
또 다른 길로 샜네요.
다시 돌아와서..
다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비록 지금은 백수생활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저는 이곳에 오고서부터 '빈틈없는 행복함'을 느낍니다.
(표현에 자신이 없어 평소 좋아하던 성시경 노래 가사를 인용해 보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만 있더라도
자연스레 행복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 같습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 많이 들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과거에 '배부른 돼지가 더 좋다' 파였는데,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보니 이제야 그 마음을 조금씩 이해할 것 같습니다.
왜 이걸 이제야 알게 됐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지금이라도 알게 됐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