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운명의 장난
"OOO님, 안녕하세요. OOO에서 아래 포지션을 제안드립니다."
저는 '커리어Lee'라는 닉네임답게 평소 이직 생각이 없더라도
늘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업데이트하여 채용/이직 플랫폼에 업로드 해두곤 했었습니다.
혹여 찾아올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닌 글쟁이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고
지금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발리에 날아온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프로필을 올려두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일까요.
발리에 오고 나니 혹여 찾아올 좋은 기회, 즉 입사 제안을 받은 것입니다.
그간 이직을 준비하면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을 만큼 좋은 곳에서 말이죠.
물론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아쉽다거나 후회를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됐습니다.
만약 2개월만 빠르게 입사 제안을 받았다면,
그리고 이직 과정이 술술 풀려 이직을 하게 되었다면
지금쯤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짧게나마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합니다. (갑분 사자성어)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기에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직 좋은 타이밍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내 탓이 아닌 잠시나마 운명을 탓하며 견뎌내다 보면,
분명 다시 좋은 일이 찾아오게 될 겁니다.
P.S.
아내 曰
"거기 돈 많이 주는 데 아니야? 빨리 제안 수락하고 한국 가자!"
본인 曰
"... 응?"
흠.. 저희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