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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국봄 Aug 12. 2019

다시 먹어보는 냉면, 박군자 진주냉면

한식 분석

가장 친숙한 맛 ‘함흥냉면’, 미식가들이 열광하는 슴슴한 맛 ‘평양냉면’, 잘 알려지지 않은 맛 ‘진주냉면’. 이 세 종류의 냉면 중 진주냉면으로 냉면 분석 글의 종지부를 짓고자 한다.


진주냉면은 함흥냉면, 평양냉면과 달리 이북이 아닌 한국에서 시작된 음식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울에서는 진주냉면집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주 냉면집을 검색했을 때 몇몇 곳이 나왔는데 그중 ‘박군자 진주냉면’ 음식집을 선택하게 되었다.


1. 박군자 진주냉면_가격

박군자 진주냉면은 전국에 14곳의 매장이 있으며 7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메뉴는 냉면, 육회비빔밥, 만둣국, 육전 등이 판매하고 있었다. 특징적인 것은 물냉면, 비빔냉면만 있는 것이 아닌 섞음냉면이 있었다. 백령도의 반냉면과 흡사한 것 같았다. 냉면의 가격은 10,000원으로 필자가 방문한 곳 중에는 가장 저렴했다.

박군자 진주냉면_메뉴판


2. 박군자 진주냉면_맛 평가

물냉면을 주문하자 바로 온 육수가 담긴 주전자와 컵을 받았다. 다른 냉면집에서는 면수를 줬다면 박군자 진주냉면집은 칼칼하고 감칠맛있는 해산물 육수를 줬다. 육수를 마시면서 상 위에 올려져 있는 양념을 봤다. 간장은 없고 겨자와 식초만 있었는데 간을 맞춰서 제공하기 때문에 간장이 필요 없다는 의미인 것 같았다.


고명

진주냉면의 고명으로는 육전, 지단, 삶은 달걀, 오이, 배, 무김치, 빻은 깨가 올라갔다. 고명이 다른 냉면들에 비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양도 많았다. 일단, 오이와 배는 맛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 같았다. 향도 냉면 육수와 잘 어울리지 않았다. 무김치는 적절한 신맛과 짠맛이 맛에 변주를 줘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박군자 진주냉면_물냉면

그러나, 삶은 달걀은 역시나 오버 쿡이 되어 있었다. 그나마 얇게 슬라이스해서 조금만 줬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고명 중에 가장 특징적인 것은 육전이었는데 계란과 고기가 기름이 익어 나오는 고소한 냄새와 기름 냄새가 자극적이었다. 묵직한 맛의 냉면 국물과 잘 어울렸다. 육전 고명이 좋은 점은 냉면의 퍽퍽한 편육을 개선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육수에 사용되는 고기는 육수로만 사용하고 고명은 다른 고기를 사용해서 만드는 방법을 진주냉면이 보여줬다.


국물

색은 간장을 물에 타 놓은 듯한 짙은 황색을 띤다. 해산물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는데 뒤로 갈수록 생마늘이나 표고버섯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향이 느껴져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었다. 해산물의 감칠맛도 풍부하게 느껴졌다. 감칠맛, 짠맛, 풍부한 향 모두 조화로운 완성된 맛이었다. 그러나 해산물 향 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진한 흑갈색의 굵은 면발이었다. 색으로만 보면 메밀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면의 색은 메밀의 껍질로 낼 수 있기 때문에 색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이 면의 경우 전분이 더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메밀면과 달리 탄성이 높아 쫄깃했고 씹힘성이 높아 쉽게 끊어지지도 않았다. 면발이 굵어 고명들과 함께 먹어도 면의 존재감이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진주냉면 특유의 굵고 쫄깃한 면발

3. 박군자 진주냉면_결론

솔직히 맛있었다. 묵직한 국물의 감칠맛과 쫄깃한 면, 육전을 함께 먹으면 입 안 가득 진주냉면의 풍미가 퍼져 나간다. 음식을 먹을 때 글을 쓰기 위해서 메모를 하면서 먹는데 진주냉면은 좀 힘들었다. 최대한 메모를 하려고 노력했는데도 먹는 것에 집중하느라 메모를 많이 못 했다. 소 육수, 동치미 국물로 맛을 낸 이북식 냉면을 모두 먹어봤다면 해산물 육수로 맛을 낸 진주냉면도 먹어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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