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안 좋아서 그래요.

문제가 꼭 바깥에 있는 건 아니에요.

by 이상인

내 업무는 농산물에 생긴 병해충이 무엇인지 진단하는 과정을 보조하는 일이다.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진단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식물이 이렇게 된 건 뿌리가 약해서예요. 뿌리가 건강하지 않으면 위로 영양분이 잘 올라가지 못해 잎과 가지가 시들게 되죠. 그래서 뿌리 관리를 잘해주셔야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문제의 원인은 겉이 아니라 속, 바로 뿌리에 있다. 이 단순한 원리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과거의 나는 삶에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항상 외부에서 찾으려 했다. 환경 탓, 사람 탓, 상황 탓. 하지만 아무리 바깥을 바꿔보아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문제는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내면을 마주하고, 나의 방식과 생각을 바꾸기 시작하자 조금씩 상황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처럼 문제를 겉으로만 해결하려 했던 사람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많은 문제는 외부보다 내부에 원인이 있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은 대가로 감정의 파도는 거세게 밀려왔다. 만약 요즘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힘들다면, 그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해답이, 이미 내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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