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인 Oct 13. 2024

나만 알고 있는 지출내역

결국엔 그만큼 낸 비용이 복리로 돌아오는 시기가 온다.  

"설마 했는데 정말 떨어졌네..."


9월 말에 봤던 시험의 결과를 확인했던 그 순간 내 입에서 무심결에 나온 말이다. 

그 시험은 더 나은 직장으로 가기 위한 시험이었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이었다. 고시장에서 문제를 봤을 때는 내가 풀 수 있을 정도로 나왔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조금 안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다. 

그 시험을 붙어도, 떨어져도 내겐 고민거리가 있었다. 되면 좋고 안 된다고 해도 나름대로 준비하는 게 있으니 괜찮다고 여겨지는 시험이긴 했다. 하지만 어떤 시험이든 떨어지면 기분은 좋지 않다. 지나간 시험의 결과가 계속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끊임없는 의심만 들었다. 

두통이 나날이 심해지는 게 느껴졌다. 이전에 처방받았었던 약을 꺼내어 다시 먹기 시작했다. 

이번 경험을 말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뭔가 준비를 하는 것에 있어 스스로 의심을 하게 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의심을 하면 할수록 본인을 괴롭히는 생각 또한 커진다. 내가 그 과정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 차에 고통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글을 하나 발견했다. 이번에 전하는 용이 나처럼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느끼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전하게 되었다


자주 찾아가는 블로그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온 걸 우연히 보게 되었다. 바로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 같다면." 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글의 주된 키워드가  '매몰비용'이었다. 내가 무슨 준비를 해도 다른 사람들은 쉽게 앞서 가며 결과를 내는 같다는 생각이 그 글을 읽게 만들었다. 

짧게 말하자면 결국은 누가 되었든 자신만의 매몰비용을 지불하고 산다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갑자기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아도 그 사람은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매몰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못 보고 저 사람은 갑자기 저렇게 되었다며 부러워한다. 나는 그러지 못한다며 고통스러워한다. 아니다. 좋은 결과를 누구든 남들이 못 보는 고통을 인내했다. 이미 지불한 비용이 있다. 

그래서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걸 보고 나 자신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결국 내가 고통스럽게 지불한 매몰비용도 언젠가는 그 비용을 내게 다 갚아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게 느껴졌다.


바쁜 삶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겨운지 안다. 그런 과정에서 부디 스스로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꺾이는 중이었지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힘을 내게 되었다. 


언젠가 여러분이 힘겹게 지불한 매몰비용이 기쁨을 주는 날들로 돌아올 것이라 믿어줬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작은 돌부리는 내 인생을 막기에 부족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