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해준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은 번외로, 책을 쓰고 난 이후의 내 삶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이번 책은 나란 사람을 글자로 만들어, 그대로 옮겨 적은 책이다. 그렇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건 제법 겁이 났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 앞에 설 일이 있을 땐, 꾸민 모습을 갖춘 뒤 나서지 않는가. 그래서 순도 100%의, 꾸미지 않은 나를 세상에 드러내는 건 몹시 부끄러운 일이었다. 나는 책을 썼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오직, 책을 쓰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대표님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 의지와는 달리, 인스타그램에 올려둔 게시물이 생각보다 빠르게 지인들에게 퍼져나갔다.
그동안 조용하던 내 핸드폰이 몇 번이고 울려댔다. 반가운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도 있었고, 놀란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메시지도 있었다.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야 알았다. 다들,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멋지다!" "언제 책을 냈어?" "너다운 삶을 사는 모습이 부럽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런 모습, 진심으로 응원할게!" 대부분의 연락이 이런 말들로 가득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다운 삶의 첫걸음을 따뜻하게 응원해 줬다. 그동안 참 많은 시간을 혼자 견뎌냈는데, 그 시간들을 모아 쓰게 된 책을 통해 이렇게 따뜻한 위로를 받을 줄은 몰랐다. 가장 마음에 남은 건 동생의 메시지였다. 책을 다 읽은 뒤 보내온 장문의 글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책을 쓰면서, 가족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책이, 내가 전하지 못한 진심을 대신 말해준 것만 같았다. ‘책을 내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 중 하나다.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게, 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선물이었으니까.
나다운 삶을 세상에 보여준다는 건 여전히 두렵다. 그런데도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세상은, 그 진심 앞에 생각보다 따뜻한 응원을 건넨다는 걸. 그러니 만약 망설이고 있다면, 한 번쯤은 용기 내보길 바란다.
나를 꺼내 보인다는 그 행위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ps.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인스타그램(@isanghanbit)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