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인혁입니다. 오늘은 글을 참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가방을 만들다. 외전'에 이 이야기를 담으려 했습니다만, 그러기에는 양이 많아질 것 같아서 별도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쓰는 글은 펀딩을 계획하고, 시작하는 단계부터 마무리를 하면서 제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제품이 크라우드 펀딩에 적합하고, 펀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한가 하는 것은 감히 제가 이야기 할 깜냥조차 되지 않을 뿐더러, 일반화 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위와 관련된 주제는 크라우드 펀딩 업계에서 오래 종사하신 많은 전문가 분들께서 좋은 글을 많이 써주고 계시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지극히 저의 펀딩과 경험에 국한된 이야기만을 하려고 합니다.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여도,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생각할 거리를 한가지라도 던질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7992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함께 보시면 조금 더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영상은 펀딩의 스토리가 가지는 목적에 부합하면서 시선을 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의 유입부터 구매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펀딩의 스토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들을 강조해야 할 것인가 아주 많이 고민했습니다. 예뻐보여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잘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기능을 전면에 부각해야 한다는 결론 하에 스토리와 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제품의 기능에만 집중할 수 있는 1분의 짧은 영상을 제작한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영상을 제대로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와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였기에 높은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동안 제가 원하는 메시지를 담아내기에는 충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어떤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과정인 듯 합니다.
2. 펀딩 스토리는 제품과 잠재 수요군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번째 이야기와 동일한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펀딩의 배경과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서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효과적인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고, 예쁜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이라서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질 필요가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며, 저처럼 기능적인 부분이 부각될 필요가 있는 프로젝트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펀딩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기능적인 부분이 효과적으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가방을 사용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에 너무 매몰되어 다른 중요한 것을 몇가지 놓친것 같습니다.
가방은 패션 상품이기 때문에 예뻐보여야지 구매로 이어집니다. 조금 더 다양한 상황에서 가방이 부각되는 사진이 몇 장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또한 기존에 없는 기능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가장 기본적으로 가방이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알리는데 소홀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의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조금 더 깊게 고민했다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펀딩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3. 초기 부스팅이 매우 중요하며, 여럿이 시작하면 좀 더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프로젝트는 소위 말하는 '오픈빨'을 많이 받았습니다. 펀딩을 시작하기 상당히 오래전부터 많은 분들께서 제가 가방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께서 펀딩의 시작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첫날 천만원에 가깝게 모금이 되었으며, 그런 덕분에 펀딩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럿이 시작하는 것은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초기 확산 지점은 개인의 지인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메이커의 구성원이 다양할수록 더 많은 초기 지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오픈빨'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제가 갖추지 못하여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4. 프로젝트의 확산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습니다.
SNS를 통하여 프로젝트가 공유되기 시작하면 대중으로 확산이 될 것입니다. 더 많은 확산 지점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겠거니 자연스럽게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확산이 계속되면 노출 지점은 많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게시글을 보고, 댓글을 달고,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매우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펀딩의 이슈성은 생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낮아지며, 당연히 프로젝트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펀딩의 증가세 역시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떨어지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멘탈이 나가는' 시점도 이때쯤 찾아왔는데 적절한 이벤트의 설계와 대중에 확산되는 거점 역할을 하는 노출 지점을 찾아내서 관련된 분들을 저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분들로 만드는 일이 이 단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점이 조금 늦었고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확산 지점을 통한 유입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을 한동안 방치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는데, 이 부분은 지금도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5. 이벤트는 어떻게 하면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까 고민하여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우 못했던 부분입니다. 저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 가방의 1+1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가진 자원을 놓고 고민하였을 때 마땅한 이벤트가 떠오르지 않았던 탓인데,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되었지만 이벤트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매우 효과적이지 못하였습니다.
가방을 커플로 구매하시거나, 여러개가 필요하신 분들은 애초에 펀딩 단계에서 필요한 만큼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셨습니다. 많은 서포터분들께서는 이미 필요한 만큼의 가방이 있는데 이벤트까지 참여해서 하나를 더 받아낼 이유가 없으셨던 듯 합니다. 결코 적지 않은 분들께서 참여를 해주셨지만, 부스팅이 새로이 될 만큼의 효과는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 가방보다 여행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 파우치나 여권지갑 등을 이벤트 리워드로 내세웠으면 더 많은 참여가 있지 않았을까, 매우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6. 모든 진행상황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서포터분들과 소통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서포터분들은 아주 큰 불확실성을 안고 펀딩을 하십니다. 금액이 크지 않은 프로젝트도 그러하겠지만 몇만원, 몇십만원을 펀딩해야 하는 프로젝트는 구매 버튼을 누르고 결제까지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망설임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만큼 서포터분들께서 가진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펀딩 기간동안 제가 가장 많은 공을 들였던 부분이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채널에서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과 이미 참여해주신 서포터분들께서 올려주신 글에 답변을 드리는 것과 함께 문자 혹은 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소식들을 업데이트 하는 일이었습니다.
펀딩의 측면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큰 위험부담을 안고 펀딩을 해주신 서포터분들께 메이커로서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예의와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펀딩을 마무리 하는 단계에 있는데, 저는 여전히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7.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만큼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이 있습니다.
저 스스로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 가방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것이 아주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펀딩은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두달 가깝게 진행이 되는 만큼 아주 많은 분들과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서포터분들께 느낀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자주 표현하고자 제 나름은 문자 혹은 메일 등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노력했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너무나 많은 분들께서 응원은 물론이고 본인의 일처럼 제 프로젝트를 홍보해주시고, 새로운 가방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안해주시는 등의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너무나 큰 힘이 되었으며,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펀딩이 종료되기 3일전부터 다시 모금액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는 어느 커뮤니티에 베스트 게시물로 노출된 제 가방에 관한 글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은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는 어느 서포터님께서 너무나 정성스레 작성해주셨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것은 비단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창구 역할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을 확인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기회의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다른 채널과 가장 차별되는 크라우드 펀딩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8. 펀딩의 일정과 계획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주제입니다. 저의 프로젝트는 아직도 갈길이 멉니다. 생산부터 배송까지, 서포터분들께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아주 많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히 이 이야기를 주제로 올리는 것이 적절한가 생각이 되지만, 그래도 펀딩의 시작 전부터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며 실제로도 그렇게 판단되기에 조심스레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기존에 생산 인프라가 갖추어져있고, 이미 재고가 확보되어 있거나 판매 실적이 있는 제품이라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는 저처럼 양산을 위한 비용이 충분하지 못한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펀딩과 양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프로젝트가 아주 많은 것도 이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이슈를 감안하여 프로젝트의 일정을 보수적으로 설정하신다면 서포터분들의 신뢰 확보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펀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생산과 배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줄이기 위해서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만, 돌발상황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에 매일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런 만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확실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이 펀딩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특히나 그것이 양산 과정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프로젝트라면, 어느 정도의 비용 지출을 감수하고라도 제품 생산 과정의 안정성에 대한 확인 과정은 선행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고작 한 번의 크라우드 펀딩을 해보았을 뿐이며, 그것도 아직 마무리조차 되지 않은 단계에서 조금 주제넘게 글을 쓴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던 메이커의 입장이니 만큼 솔직하게 저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는 것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분들께는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소 긴 글이지만 조심스레 적어보았는데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두서가 없고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