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만져본 적 있나요?
오늘은 여덟 번째 날.
어김없이 환상적인 날이다.
치앙마이에서의 시간도 이제 하루를 앞두고 있다.
오늘은 코끼리의 나라, 태국에서 경험하는 코끼리 에코 투어다.
오늘 할 코끼리 에코 투어는 내가 태국 여행 9박 10일 동안 한 처음이자 마지막 투어다. 치앙마이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코끼리 보호구역이 있고, 케렌족이라는 전통 부족이 코끼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곳에 가서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거나 상호작용하는 투어다. 절대 코끼리에 탑승하거나 분장을 시키거나 하는 유희거리로 쓰지 않는, 학대를 하지 않는 투어다. 이 부분에 대해 국가적으로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일단 미니밴을 타고 코끼리 서식지까지 이동한다.
나는 코끼리를 본 적이 없다. 사실 유튭이나 TV로 보는 코끼리는 얼마나 큰지 그냥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차이가 있구나 정도지 전혀 실감이 안 난다. 그런데 미니밴에서 내려 직접 코끼리를 보니 백문불여일견이라는 성어가 뇌리를 쓱 스치고 지나갔다.
- 코끼리는 이렇게 생겼다.
- 코끼리는 이렇게 크다.
- 코끼리는 이런 냄새가 난다.
몇 시간 동안 설명한들 알 수 없다. 그냥 코끼리 앞에 서보는 것으로 끝난다.
코끼리 투어의 첫 번째 시간은 밥을 줘보는 것이다. 우선 투어 매니저님이 코끼리에게 직접 밥을 주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우리는 그대로 해보면 된다. 이 코끼리들은 이미 인간과 사는 방법을 학습해서 알기 때문에 그대로 하면 말을 잘 듣는다.
이렇게 해주시면, 우리가 이렇게 코끼리에게 밥을 준다.
생각보다 말을 잘 들어서 신기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입은 빨간 옷에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케렌족은 빨간 옷을 입는데, 이 옷을 입으면 가족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코끼리와 사람이 소통하는 방식 같은 게 있다. 몇 가지 알려주셨었는데, 정말 잘 통해서 신기했다.
가령 Bon~ 이러면 코끼리가 입을 벌린다. 그 사이에 우리는 코끼리 입에 바나나를 던져주고, 칭찬을 해준다. 다음 사진에 그 정보가 담겨있다. 아래쪽엔 이곳에 있는 코끼리 이름과 나이가 적혀잇다.
귀여운 코끼리 동영상을 많이 찍어왔는데, 너무 많이 공유하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니 두 개만 공유해 보자.
그다음 코스는 코끼리 영양제 만들기다. 코끼리는 하루에 4시간만 잠을 자고 남은 시간을 모두 밥 먹는 데 사용한다. 그렇게 먹는 식사량은 100kg에 육박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 운동을 도와주거나 비타민 등을 공급해 주기 위해 특제 영양제를 제조해서 준다고 한다. 그걸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바나나, 브라운 슈거, 무슨 나무(?), 커다란 갈색 콩 등등이 들어가고 이곳의 방식대로 나무로 만들어져 세 명이서 만드는 장구로 빻는다. 그다음 이를 동 그렇게 뭉쳐 코끼리에게 먹이면 된다.
마지막 코스는 코끼리 목욕시키기다.
아무래도 날이 너무 덥다 보니 코끼리들이 툭하면 물로 돌진하곤 했다.
딱히 피부병 방지를 위해 전문적으로 닦아준다기보다는 코끼리와 물놀이해주는 느낌이 크다.
환상적이었다. 내가 코끼리에게 물을 뿌려주고 화장실 청소도구 같은 솔로 박박 문질러줬다. 어미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의 피부가 얼마나 다른 지도 알 수 있었다. 코끼리도 인간처럼 나이가 들면 피부가 단단하며 거칠어지고 주름이 생긴다. 반면 애기의 피부는 순하고 주름도 없다.
코끼리 샤워에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물이 정말 더러웠다. 코끼리 배설물이 둥둥 떠다니고, 물 색깔도 전혀 깨끗하지 않았다.
소감은, 정말 코끼리와 인간이 같이 사는 것 같았다. 코끼리도 인간을 잘 따르고, 인간도 코끼리를 존중하는 상생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코끼리 그 자체도 신기했지만, 이 문화도 그랬다.
코끼리는 태국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이다. 치앙마이에서 정말 대부분의 종교시설과 쇼핑몰, 길거리에 코끼리를 형상화한 동상들이 차고 넘친다. 이 나라에서 이 상징적인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보존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직접 경험해 봤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던 것 같다.
*Bamboo Elephant Family Care라는 조직에서 운영하는 투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