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시작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브런치와 마찬가지로 잘되면 좋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하진 않는다. 그리고 뛰어나지 않아도, 부족해도 현재 내가 만들 수 있는 걸 계속 올리면서 형식도 내용도 확장하자는 의지가 단단해졌다.
여전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지금 내 마음이 끌리는 것에 더 집중할 테고, 인기 있는 콘텐츠는 못되어도 내가 담기지 않은 건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단순히 성공이나 성과를 위해서라면 사람들의 반응이나 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성공이나 성과를 원했으면 글이 아닌 다른 것을 선택했어야 옳다.
일단 먼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리드를 끌어 모으고 관계를 맺고 유대감을 형성한 후 자신이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 마케팅 설계자와 같은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다.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대로 따르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 여기서도 내게 적절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 년에 책 한 권만 읽어도 다독가가 되고, 독자보다 작가가 많아질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은 글을 소비하지 않는다. 올여름에 책은 전혀 읽지 않으면서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성공이나 성과를 원했으면 과거의 길을 계속 갔어야지 굳이 현재를 선택하지 않았어야 했다. 성공이나 성과보다 원하는 것이 있었기에 선택한 길이다.
어설프게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을까? 남들만큼 잘 만들지도 못할뿐더러 잘 만드려고 계속 노력하게 되지도 않는다. 물론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현재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지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지 않는 건 태만이다.
하지만 나답지 않은 걸 만드려고 애쓰지 말아야겠다. 자연스럽게 내 안에서 떠오르는 것, 내가 만들고 싶고 만들게 되는 형태를 더욱 가다듬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로 흔들림 없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재밌고 즐겁다.
그저 내가 재밌고 즐겁기만 해도 좋은 걸까 라는 의구심과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어디선가, 이제 그만 자신이 행복해지는 걸 스스로에게 허락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읽고 묘하게 와닿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에 그저 듣기 좋은 소리로만 느껴졌기 때문이었으리라.
이제는 나도 변하고 상황도 변했다. 그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나의 고민과 그 고민 속에서도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쓴 지난 기록들이다. 그리고 역시 수익이 늘어나 그만큼 여유가 생긴 부분이 크다. 이번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도 경제적으로 조금 숨통이 트였다는 것이 큰 영향을 줬다.
예전에 다른 나무와 식물을 모두 베고 수익성이 높은 고무나무만 심어 고무나무밖에 없는 산을 만든 개발도상국의 이야기를 듣고 끔찍하고 흉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수익이 가장 큰 일에 시간을 더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 일상을 그것 하나만으로 채우지는 않을 거다. 내 일상을 고무나무 산으로 만들지는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