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카페인 디톡스를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은 신기하게도 전혀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마시고 싶은데 참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커피 자체가 별로 맛이 없다. 그래서 한 시간 이상 오래 걸을 때는 커피 한 잔 사서 마실 생각이었는데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
멀티태스킹 또한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밥 먹을 때는 가끔 유튜브 영상을 틀기는 하지만 영상은 안 보고 귀로 소리만 듣는 정도다. 다른 활동을 할 때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 것은 비교적 굉장히 쉬웠다. 오히려 단순 노동을 할 때조차 뭔가를 틀어 놓으면 정신 사납다고 느껴질 정도라 멀티태스킹을 피하게 됐다.
그러나 식사만 하는 건, 처음에는 괜찮지만 점점 참을 수 없이 지겨워졌다. 아무것도 안 하고 밥만 먹는 것은 정말 굉장히 힘들다. 장점은 있다. 식사량을 조절하기가 굉장히 쉽다. 유튜브를 보면서 먹다 보면 정신이 팔려서 배가 불러도 무심코 영상을 보면서 더 먹을 때도 있는데, 밥만 먹으면 그런 일이 절대 없다.
식후엔 항상 30분씩 서있는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있거나 누워있기만 해서 밥 먹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라 밥 먹고 30분이라도 서있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고 서있긴 뭐해서 청소포로 집 안 가구 하나를 닦았다. 그냥 닦기만 해서 쉽기도 하고, 정말 딱 30분만 닦으니 힘들 것도 없어서 식사 후 매번 닦았다.
정말 신기한 게 전체를 다 청소한 것도 아니고 작은 한 부분만 깨끗하게 닦았을 뿐인데도 그 주변 전체가 다 깨끗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거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만큼 그동안 관리에 소홀했다는 의미도 된다. 아무튼 그렇게 하루에 2번 30분씩 매일 하나씩 닦으니 단 며칠 만에 집 안 분위기가 밝아졌다.
작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니 성취감도 매우 컸다. 역시 0보다 30이 낫고, 30보다 50이 나은 것이다. 그래서 청소 도구도 몇 개 더 샀다. 봄이 된 이후엔 혹시라도 벌레가 들어올까 걱정되어서, 이번 겨울 중에 현관문을 열어두고 환기하면서 할 수 있는 청소는 다 마치려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으니 청소할 때는 청소기 소리만 나고, 영상을 볼 때는 영상에서 나오는 소리만 나고, 음성지원 기능을 켜서 책을 읽을 때는 책 읽는 소리만 나고, 일하거나 글 쓸 때는 키보드 소리만 난다. 그러다 보니 차분하고 조용한 환경에 계속 있게 되고 그게 싫지 않다.
그동안 얼마나 정신 사나운 환경 속에서 살았었는지 실감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내가 스스로 너무 자신에게 나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살고 있었다는 거다. 그리고 내가 나를 잘 돌보는 일에 참 무지하고 서툴렀고 무슨 의민지도 몰랐던 것 같다. 휴가 기간에 여유를 가지고 나를 돌아보면서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건 내 마인드가 변해서다. 사람의 마인드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래서 그토록 '동기 부여'가 뜨나 보다. 사실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면 지금 내 하루는 굉장히 귀찮고 성가시고 부지런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처럼 느껴져서 작심삼일로 끝날만한 요소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내 마인드가 달라지고, 정말 내가 진심으로 이 생활을 원하고 즐기고, 강박이나 압박을 느끼며 하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다 보니 전혀 힘들거나 귀찮거나 하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하기도 하다. 예전 같으면 억지로 생활 계획표대로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고 극복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요즘 하루가 바쁜 이유가 그것이다. 나와 내 주변을 돌보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것을 하나씩 하다 보니 활동량이 점점 급격하게 늘어나고 하루가 꽉 차게 되었다.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아침에만 쓰는 게 아니고 하루종일 쓰고 있으니 데일리 페이지라 바꿔 부르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정말 모든 것을 다 여과 없이 생각나는 대로 쓴다. 내 모든 일상, 생각, 감정을 가감 없이 적는다.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1시간 이상 적기도 하면서 연속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적고, 다른 시간대에는 틈날 때마다 적는다. 사실상 폰 화면을 보는 시간의 90%는 모닝페이지를 적고 있다.
나를 돌보고, 내 주변을 가꾸는 행동으로 일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일하던 방식을 다시 되돌아보게 됐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상황상 문제 해결 능력, 수행 능력 등이 많이 떨어져 있었기에 성과가 크게 나지 못할 수밖에 없었는데, 나 자신을 자책하며 자신감을 잃었다는 걸 알았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여러 가지 개선 방향도 떠오르고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현재 쓰고 있는 생성형 AI 프롬프트를 개선하고, 새로운 프롬프트를 여러 개 제작하기도 했다. 앞으로 제작하려고 하는 프롬프트 아이디어나 방향도 생각해 보게 됐다. 내가 왜 생성형 AI 프롬프트를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지도 실감하게 됐다.
12월 13일부터 매일 모닝페이지를 적기 시작했으니,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상당한 양이 쌓였다. 적어두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조금 더 생각을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한 내용도 많은데 미처 못 보고 있다. 그래서 좀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는 프롬프트를 만들려고 생각 중이다.
브런치북으로 올려 함께 내용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콘텐츠로 만드는 방향도 계획하고 있다. 요즘 쉬었던 만큼 업무량이 많아져서 북스타그램이나 브런치에 게시물을 올릴 여유가 적기도 하고, 사실 요즘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좀 버겁다. 그래도 매일 글을 많이 쓰게 된 것은 행복하고 기쁘다.
모닝페이지는 내게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일 빼놓지 않고 쓸 예정이다. 그래서 적절한 프롬프트를 만들어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으면 쉽고 모닝페이지의 내용을 빠르게 글로 잘 정제할 수 있다면 내용이 브런치에도 잘 맞을 것 같고, 브런치에 글을 더 자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일하면 철저히 나를 중심으로 내게 맞는 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과제기도 하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지난 일 년간 나름대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개선해 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나와 내 주변을 잘 돌보고, 그렇게 스스로 잘 돌본 내가 신체도 정신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드는 2025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뒤늦게 새해 목표랄지, 새해맞이를 해본다. 그리고 새해엔 좀 부지런해져서 북스타그램과 브런치, 그리고 유튜브에서 많은 걸 이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