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 직장생활 극복기 10
어느덧 2년 차 주임이 됐다. 그런데 어째 실수하는 횟수는 여전하다. 아니, 어쩌면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1년 차 사원이었을 때는 실수한 뒤 자괴감에 잠을 못 이뤘다. 웬 오버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연약한 멘탈을 소유한 INFP 직장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그만 실수도 커다랗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강도가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마 10년 차가 돼도 나의 실수에는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실수할 때마다 고통받아야 할까? 이 지점을 몇 년간 고민해 왔다. 얼마 전, 소소한 해결법을 찾았다. 이를 통해 나는 조금 더 성장한 직장인이 됐다. 그럼 오늘은 그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최근, 내 실수 때문에 업무가 살짝 꼬였던 적이 있다. 쓸데없는 변명은 패스하겠다. 당연히 욕을 먹었다. 과거의 나였다면 오래도록 속상해할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에게 S.O.S를 청했다. 명백한 내 잘못이었지만 무조건적으로 내 편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내 잘못이 맞아. 그렇지만 무조건 내 편 들어줘."
상냥한 내 친구들은 내 편을 들어줬다. 일이 꼬이게 만든 구조적 원인을 탓했다. 그렇게 한참을 시원하게 험담하고 나니 마음이 풀렸다. 그때 깨달았다. 무조건적인 내 편이 있다는 건 정말 든든한 일이구나. 앙금을 탈탈 털고 나니 더 이상 그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물론, 이런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남 탓만 하면 안 되지 않나요? 하지만 이건 멘탈 약한 직장인들을 물로 보는 처사다. 멘탈 약한 직장인들은 충분한 자기반성 시간을 갖는다. 시간이 흐르고 그 일이 기억나지 않게 되더라도, 그때의 교훈은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또다시 하게 된다면 셀프 가중처벌에 들어간다. 따라서,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튼 그 이후로 나는 친구들의 실수도 자비롭게 품어주게 됐다. 어차피 욕해줄 사람은 널렸다. 친구로서 내가 할 일은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인의 멘탈을 강화하고,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에 이 방법이 쓰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