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가늠으로 첫사랑이 흘러 녹아 말미암아 여름이야 비로소 이렇게 다시
썬크림을 바른 너의 희고 여린 뺨에 흐르는 땀처럼 마냥 신기루 같던 여름과 첫사랑
더워서 열병이 난 건지 아니면 여름을 넘어선 너의 웃음에 열병이 난건지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을 앓던
그 해, 여름
웃자라서 서툰 마음에 너의 이름을 붙이고 마냥 사랑이라 치부하던 냇가 앞
냇가 앞에서 맨발을 담그며 시원하다 말하고, 얼굴은 볕처럼 샛말갛게 변하는데 열은 자꾸만 오르고
손을 살풋 맞잡으면, 철 지난 물풀이 계절을 넘어 꽃을 피워낼 것 같다는 생각조차 들었던 그해, 우리의 열
그러나 계절을 돌고 환절기가 지나 샛말갛게 앓던 열이 감기라고 스스로 판명할 때
이마에 얹히는 물수건이 너의 손이라면 어떨까 하며 그해, 여름을 이마에 넣어놓고 혼자 적막하게 열을 앓던 때
영원할 줄 알았던 여름과 나의 열 혹은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