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쩌면 서툴어서, 잠을 조금 더 잤더라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거야
읽고 쓰고 졸피뎀에 리큐르를 마시고 서정을 믿지 않았더라면 너랑 평범한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며 너의 곁에 있었겠지?
카사블랑카처럼 그런 미래는 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래서 나는 불안정하고 틀이 없어 흐물거려서 여전히 문학을 하고 서정을 믿어
언젠가는 내게 될 시집이나 산문은 평범하지 못한 내가 너를 빌어주는 방식이 될 거야
불안하고 서툰 내가 너를 감히 얼마나 사랑했는지
여름이야 곧 장마가 올 거고 소나기가 내릴 거야
짧은 밤 숨어 우는 사람이 많아서 여름은 이토록 축축하게 젖어서 질척거려
사실 너를 알고 난 이후로,
매년 여름이 나와 쌍방의 질척거림이었어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 네가 이 사실을 알 수 있을까?
여태 모아온 여름에서 귀한 연꽃향을 담아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