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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 진 Jul 29. 2016

스테판 퀴르텐

독일 작가, 1963 - 현재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꽤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직장생활의 때가 오래 남아있어서인지, 여전히 마감이 있거나 꼭 해야 할 일에 더욱 성실한 사람이더군요.


결국 학기 내내 손도 못대다가 방학이 되어서야 이렇게 또 글을 쓰네요.

방학 중에라도 좀 더 성실하게 남길 수 있도록 해봐야겠어요.



지난 학기 교수님과 미술관에 함께 가서 작품을 두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수업을 수강했었는데,

각자 자기가 원하는 작품을 하나 골라서 발표하고 소개하고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당연히 진땀 흘릴 상황도 참 많았고,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독일어로 내뱉는데에 한계를 느끼고 속상했던 적도 많았더랬지요.


미술사를 처음 공부하기 전에는 책을 많이 읽고 글로 쓰는 공부를 많이 하게 될거라 생각했는데,

첫학기 (한국으로 치면 개론 수업이랄까요) 이후로 4학기까지는 계속 토론 수업이더군요.

독일의 대학은 3년제이기 때문에 (물론 3년 내에 졸업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요.) 

전체 수업의 절반이 토론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학기의 저는 매주 10-20페이지 분량의 텍스트를 읽어가서 1시간 반동안 토론하는 수업과 미술관에 직접 가서 4시간 동안 작품들을 토론하고 분석하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수업을 듣고 무언가를 배우는 방식으로 대학을 마친 저는 종종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운 것들은 정말 깊이 각인되긴 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배운게 아니라 계속 찾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발견해내서 그런가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지라 서두가 길었네요.


오늘 소개할 작가는 스테판 퀴르텐 (Stefan Kürten)이라는 독일 작가입니다. 그는 독일의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의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욕과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일 크레펠트에 위치한 카이저빌헬름뮤지엄 (Kaiser-Wilhelm-Museum)에서 그의 작품 중 2점이 전시 중입니다. (그 밖의 전시 정보는 하단의 그의 홈피 등을 참조하시길!)

지난 학기 제가 발표했던 작업이기도 하지요. 하하.



스테판 퀴르텐 (Stefan Kürten), 슈테판 퀴어텐, 이라고 독일어로 발음하지만 아마도 한국어 표기로는 스테판 퀴르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의 작업이 너무 맘에 들어서 발표하기로 하고 자료를 찾는데 한국 웹 사이트에는 거의 정보가 없더군요.

(여전히 저의 제 1 검색 통로는 한국 검색창입니다 ㅠ 그 다음이 독일어로 구글링...)

그래서 꼭 소개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Shadowtime, 2006



위의 작품은 Shadowtime이라는 2006년도 작품인데요, 교외 지역의 일상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실 독일에서 자주 보이는 스타일의 큰 집과 자동차, 나무가 세워진 것 외에 특별할 것이 없어보이지만, 그가 최소한의 색 (골드, 녹색, 붉은색, 회색 그리고 흑백)을 사용하여 빛과 그림자를 더욱 인상적으로 보이게 하였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특히나 벽의 하얀 부분은 다른 부분들과 비교하여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골드 색상입니다. 불규칙적으로 다양한 곳에 드리워져 있는 골드 색상은 빛이 오는 방향과 무관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따사로운 빛이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도 들게 합니다. 


사실적이고 일상적인 대상을 그렸지만, 비현실적인 빛을 그 위에 드리우면서 이 그림 자체가 하나의 판타지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그리고 그의 그림의 양쪽을 보시면 왼쪽, 오른쪽에 거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나무를 중심으로, 그리고 오른쪽은 나무 오른쪽 편에 거울 효과를 주어 관객의 흥미를 자아낼 뿐 아니라, 이 그림의 비현실적인 감상을 한층 더 돋구어 주기도 합니다. 또한 그림의 가운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도 하지요.


Where The Sun Never Goes Down, 2014


위의 작품은 그의 최근작 Where The Sun Never Goes Down 입니다. 위에 소개드린 작품에 비해 색상은 더 많지만 여전히 왼쪽과 오른쪽의 거울 효과와 나무와 꽃에서 느껴지는 그의 화법이 눈에 띕니다.


그의 초기작에는 장식적인 요소를 그림 위에 덧 씌워서 마치 무늬가 있는 필터를 그림 위에 씌워둔 것 같은 작업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2003년, Balcony라는 작업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작업 사본을 구하지 못해서 책에 소개된 그의 그림 중 일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매직아이 하듯 화면을 자세히 보시면 그림 위에 장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이실텐데요,

이 사진은 전체 그림의 일부임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의 그림이 단조로운 일상 가운데 화려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일상의 행복한 소재를 그리면서도 비현실적 느낌을 가미하여 보여주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 그의 작업이 더 궁금하신 분은 그의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세요!


http://stefankuerten.de/



한 번도 한국에서 전시하신 적이 없는 듯한데, 한국에도 소개되면 사랑받는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및 출처

 - http://www.stefankuerten.de/

 - Hentschel, Martin (2007), Stefan Kürten :Shadowtime, von Museum Haus Esthers Krefelder Kunstmuseen, Bielefeld: Kerber,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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