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잘 떠오르는 정보나 사례에 근거해서 해당 사건이나 사례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고 여기는 인지적 경향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술 먹지 말아 귀신 들려"
늘 사주를 보면 듣는 말이있다.
"술 먹지 말어. 귀문이 열려있어서 술 먹으면 귀신 들려"
진짜 귀신이 들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술만 먹으면 울보가 된다.
"무보험으로 운전 좀 하지 마"
여름 끝자락, 저녁이면 조금은 쌀쌀해지는 그런 날, 여느 때와 같이 치킨집 노상에서 가족들과 맥주를 한잔하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나갔다 늦게 들어온 남동생이 뒤늦게 합류했고, 나는 드릉드릉거리고 있었다. 무보험으로 운전하는 동생에게 한마디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물론 이날은 일일보험을 끊은 상태였다) 일전에 이미 이문제로 크게 언성이 왔다 갔다 했음에도, 며칠 전의 만행(무보험으로 할머니댁에 다녀옴)을 들었을 때는 남동생이 증오스러웠다.
그날, '맥주' 좀 들어갔던 나는 또다시 울고 있었다.
"돈이 너무 무서워요"
단순히 남한테 피해를 주고 책임감 없는 남동생의 행동이 싫은 것도 있지만, 무보험 운전 사고엔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 가장 싫다. 사고는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사고는 어쩌면 운전자의 숙명과 같은 것인데, 뭘 믿고 저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사고를 대처할 만큼의 능력(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리 싫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동생은 학생이었고, 거지였다.(물론 지금도)
학창 시절 그리 풍족하게 자란 편은 아니었다. 늘 모든 결정의 우선순위는 '돈이 드는가?' 든다면 '돈이 있는가?'였고, 그 대답엔 대부분 "아니요 저 돈 없어요"였다. 나는 포기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배웠다.
2016년 1월, 우리 집엔 돈과 관련된 문제가 생겼다. 아빠는 매우 화가 났고. 앞으로 지금까지의 가정은 없을 거라 했다.
2016년 6월, '먼지 알레르기'라며 오랫동안 기침하던 아빠의 병명이 '암'으로 판정되었다. 수술비가 없었다. 생활비도 없었다. 돈 없이 사는 세상이 너무 무서웠다.
"돈이 만든 세상"
2016년 12월, 아빠가 짧은 6개월의 투병 끝에 결국 돌아가셨다. 다행히도 산재를 인정받아 아빠의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매달 받게 되었다. 사람은 하나 줄었는데, 매달 받는 돈은 늘어나니, 내가 사는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살면서 처음 교촌치킨을 시켜 먹어보았다. 살면서 처음 브랜드 운동화를 구매해 보았다. 처음으로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처음으로 나의 진로에 의문을 가져보았고, 처음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꿈을 선택했다.
새로운 세상은 행복한 세상이었다.
"나는 행복한데... 왜?"
너무나 행복한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술을 먹으면 우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것도 유난히 가족들 앞에서만. 처음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상황에서 한 가지 패턴을 알게 되었다. 나는 돈과 조금만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운다는 것을.
불안했다. 돈이 없어 또다시 불행해질까 봐. 나의 불행이 오로지 돈에서 야기됐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만 행복하지 않아도 모든 원인을 돈에서 찾았고, 돈을 언급하기만 해도 불행한 미래를 그렸다. 이 행복이 아빠의 부존재에 비롯되었음에도, 이를 놓칠까 아등바등 사는 내가 너무 죄스러워 눈물을 멈출 수없었다.
그렇게 나는 아직도 나의 행복의 이유를 당연하듯 돈에서 찾고, 불행의 이유도 돈에 찾는 가용성 휴리스틱에 갇힌 세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 INDEX 사전 UPDATE 완료>>
가용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
머릿속에 잘 떠오르는 정보나 사례에 근거해서 해당 사건이나 사례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고 여기는 인지적 경향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