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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년 Apr 18. 2022

하고 싶은 말, 하지 못한 말.

나의 슬픔, 나의 불행은 너무도 작고 초라합니다. 


돌아보면 사방에 괴롭고 힘든 사람들 천지입니다. 심장이 뜯길만큼 슬픈 이별을 했고 찢어지게 힘든 생활고에 허덕이고 심각한 질병과 싸우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디뎌내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예정된 고통을 알면서도 기꺼이 내일을 기다리는 그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하잘 것 없이 불평하며 사소한 불편에도 몸서리 치던 오늘의 내가 너무도 작은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나는 그게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해일처럼 덮쳐오는 작은 불행들이 말이죠. 


버거웠습니다. 어찌 견뎌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말입니다. 슬픔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고난을 넘어서는 법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알려줬을 수는 있겠으나 내가 맞닥뜨린 슬픔들을 걷어내는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나는 힘들었고 슬펐습니다. 주저앉은 바닥에서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두 발에 힘을 주고 일어나 메마른 두 눈에 힘을 주고 똑바로 걸으면 되는 것. 


시간이 불어와 내 뒤로 하염없이 몰아쳐도 개의치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나아가다 보면 슬픔과 기쁨, 절망과 환희의 순간들도 다 만날 수 있는 것. 지나온 시간만큼 단단하게 익어가는 것. 그런 것이 인생이라고, 나 뿐 아닌 모두가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니 나 역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나를 스쳐간 사소한 불행과 슬픔에 인이 박혀서 나는 멈추어 버렸습니다. 틀림없이 나를 단단하게, 당당하게 만들어 줄 자양분이었어야 하는 것들인데..나의 마음은 그 작은 생채기에 시선을 뺏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듣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한마디가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미안해. 고마워. 잘 지내니. 행복해. 보고 싶어. 고마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합니다. 


무수히 많은 말들을 하고싶어 고민하던 순간들은 잊혀지고 정작 했어야 할 순간에 그러지 못했던 답답함만이 남았습니다. 어쩌면 나의 소중한 추억이자 앞으로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었을 텐데 말이죠. 후회와 아쉬움, 그리움만이 남았습니다. 


지나간 시간들과 떠나간 사람들을 되돌려 놓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 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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