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곳은 이방인들이 토박이보다 더 많은 곳.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 내는 끝없는 변주곡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리듬도 박자도 코드도 제각각 다르지만 이 도시에선 그 모든 것들이 화음을 이룬다. 부조화의 조화처럼 다양한 개성과 -취향과- 사상들이 하나로 녹아져 곳곳에 그리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물결 같은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합쳐졌다 부서졌다를 반복하며 파도의 파편 속에서 아스라이 흩어지는 바다의 노래를 부른다. 경쾌한 피아노 소리와 현악기의 섬세한 멜로디가 화음을 이루는 곳.
거리를 활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만큼이나 이 도시는 여러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출퇴근 길에는 지하철에 사람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소란스럽게 쏟아져 들어왔다 어디론가 미끄러져 흘러간다. 다들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이 많은 사람 중에 하나일 뿐이지만또한 이 많은 사람 중에 하나다.
하루가 내일에 밀려가는 시간, 지친 몸을 이끌고 온 뒤 아늑한 자취방 침대에 몸을 던진다. 녹록지 않은 듯 제법 만족스러운 객지 생활.서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