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이별이 남아 있다면 그 횟수가 최대한 적길….
"제 인생에 앞으로도 또 다른 이별들이 남아 있다면 저는 그 횟수가 최대한 적길 바랍니다"
이별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이성 간의 사랑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그런 이별도 물론 슬프지만 제가 풀어보려는 이별은 연인들 간의 이별과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영원한 이별. 즉,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심스럽지만 여러분은 혹시 누군가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재작년 가을 할머니의 임종을 지킨 게 처음인데 정말 슬픈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췌장암을 앓으셨고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1시간 넘게 숨을 잘게 쪼개 쉬시며, 연약한 심장박동을 유지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기 위한 기준인 심정지가 보통 사람보다 갑절로 오래 걸렸습니다.할머니께서는 아마도 죽음의 문턱에 다 닿아서도 살고자 하는 마음이 많으셨던 듯합니다. 참 마음 아프죠.
사람들은 종종 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비로소 그 무게를 실감하곤 하죠. 그날 저에겐 청년인지라 미처 느끼지 못했던 '산다는 것'의 소중함이 폐부에 박혔습니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밤이었죠.
이후 저는 '이젠 정말 누군가와 헤어지는 건 싫다'라는 문장을 가슴속에 품고 살고 있습니다. 물론 그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소망은 아닐지라도요. 불가피하다면 최대한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은 여전히 매 순간이 이별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매일 오늘과 이별하면서 내일을 맞이하고, 올해를 보내면서 내년을 기약하고, 겨울을 떠나보내며 봄을 맞이합니다. 떠나가는 것들을 억지로 붙잡을 순 없겠죠. 우린 그저 우리가 매 순간순간에 오롯해서 아쉬움이 없길 바라는 것이 고작입니다. 아쉬움이란 녀석은 너무나 쉽게 그리움으로 바뀌니까. 그리고 그 그리움이란 감정은 정말 하염없이 슬프니까….
올해에도 또 가을이 올 거고 저는 그맘때쯤 여전히 할머니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건 참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