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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이 Apr 28. 2022

여름이 쏟아진다.

여름이 쏟아진다.

이곳은 흙냄새와 쭈뼛거리는 습기로 뒤섞인 비가 왔다. 자갈돌 그득한 길 자박자박 걸어 도착한 곳은 엄마의 눈동자다. 우리 모녀는 한동안 서로의 뒤안길만 바라 보았다. 엄마. 입에서 나온 것은 귀를 멍멍하게 만들 만큼 낯설다. 그 단어가 엄마의 귓바퀴에 흘러 들어간 순간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빗줄기로 앞머리가 두북하게 젖어 있는 서로를 보면서 우리는 아무 말이 없다. 여름은 쏟아지고 나는 새까만 엄마 눈동자로 냅다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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