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로 느끼는 ‘주 감정’이 아닌 감정을 느끼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유년시절부터 나는 불안, 우울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나의 느낌과 감정을 모아 놓으면 이렇게 처참한 삶은 다시없을 것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부정적인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데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다 보니, 그렇지 않은 경험을 해도 그것을 부정적으로 해석해버린다. 마음을 해석하는 것도 습관으로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기쁨, 뿌듯함, 행복함과 같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 내겐 중요하다. 그래야만 삶을 그럭저럭 살아나갈 수 있으니까. 긍정적인 체험을 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요즘은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작업을 내게 시도하고 있다. 삶의 장면에서 내가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들은 좋고 나쁘고, 긍정적이고 부정적이고의 해석이 없다. 모든 것은 내 주관적인 판단이다. 이것을 이해하면 우산 하나를 잃어버렸을 때 무조건 짜증이 나는 것이 기본값이 아니며, 새 우산을 살 기회를 얻었다고 기뻐할 수 있음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