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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Feb 19. 2021

백팔번뇌(百八煩惱)

불교에서는 사람에게는 백팔 가지의 번뇌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번뇌라고 말하는 마음의 갈등이 오직 이 108가지뿐이겠습니까?

세상 모든 일 힘들다 생각하면 끝도 없지요.

자 그럼 불교에서 말하는 108가지 번뇌가 어떻게 생겨 먹어서 우리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눈. 귀. 코. 혀로 느끼는 맛(혀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몸으로 느끼는 촉각 해서 오감(五感)에 마음을 합하면 육감이라고 하는데, 이 육감(六感)을 통해 우리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접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살아가면서 감각 대상을 만나면 저마다 좋다(호好), 안 좋다(불호不好), 그저 그렇다(평등平等)로 느끼니 번뇌는 3X6=18가지로 불어납니다.

여기에 더해 육감이 이것을 다시 괴롭다(고苦), 즐겁다(락樂),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사捨)로 느끼니 3X6=18이 더해져 번뇌는 36개로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네요. 이 번뇌가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며 삼세(三稅)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니 36X3=108가지 번뇌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보니 괴로운 마음 108가지가 아니라 108가지 괴로운 마음이 생기는 원리를 풀어낸 말이었네요.

끔찍하네요 생각되는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의 갈등으로 번지는데 108가지가 있다고 하니 괴로움은 일들은 말 그대로 한도 끝도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왜 즐겁거나 좋은 것들도 번뇌가 될까요?

그것은 그렇게 좋고 즐거운 것들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안 좋거나 괴로운 일들이 현재의 고통을 수반한다면 과거를 통해 미래에 또 그런 일들이 생길까 하는 현재의 두려움과 불안 등을 유발하니 마음의 갈등이 생기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은 마음 또한 권태나 그런 일상이 반복되리라는 불안 등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니 이 또한 어찌 번뇌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생각나는 부처님 말씀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말씀 말입니다.

백팔번뇌에 대해 쓰다 보니 마음의 갈등이 우리를 괴롭히니 그 괴로움들은 다 마음이 지어낸 허상이라는 것이 더욱 뚜렷하게 와 닿습니다. 사실 인생 그다지 괴로울 것도 힘들 것도 없는데 집착, 불안, 두려움, 권태 등등의 괴로운 마음을 스스로 만들어내고선 힘들어합니다.

생각이 달리고 달려 여기까지 미치니 결국 인생의 답은 현재에 충실하라. 카르페디엠(Carpe diem)인 듯합니다. 인생의 진리와도 같은 말들은 어려운 말이 아닌 거 같습니다.

어렵게 공부하고 어렵게 터득한다 해서 인생이 술술 풀리는 게 아니듯이 쉬운 말을 쉽게 쉽게 행하며 산다고 해서 삶이 어려워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듯합니다.

108가지 번뇌가 생성되는 원리를 알고 마음은 이리저리 뛰는 성난 소 같은 것임을 명심하여 차분히 좋은 생각으로 풀어갈 삶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걱정한다고 해서 없어질 걱정도 아니니 훌훌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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