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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Sep 23. 2022

동물농장-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대표작 하면 '카탈로니아 찬가', '1984', 그리고 '동물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작품은 그가 사회주의자로써 1937년 스페인 내전에 약 6개월간 참전을 하고 트로츠키파로 내몰려 프랑스로 탈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기억하는 대작가 '조지 오웰'의 작품은 스페인 공화국의 의용군 참전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가 스페인 내전에 참전을 하고 얻은 것이 있다면 이 땅에 진정한 의미의 인민의 혁명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부정과 그 부정에 대한 답으로 나온 것은 인민의 혁명 완수의 끝은 없으며 다만 혁명의 완수를 위해 인민 하나하나가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각성하여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인민의 혁명을 위해 올바른 길인가에 대한 끝없는 회의와 성찰 그리고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 전제되고 그와 같은 과정의 되풀이가 있어야 하는데 과연 혁명의 모든 참여자가 이런 자기희생을 할 수 있는가? 이것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었다.

이 질문에 대하여는 조지 오웰은 자신의 에세이 '자유와 행복'(민음사 출판 동물농장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 쉽게 접해 볼 수 있다)에서 인간에게 자유와 행복은 양립할 수 없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고통스러운 자유보단 행복한 구속에 쉽게 손 내미는 경향이 강하므로 혁명의 완수보단 혁명의 전체주의화가 더 쉽다는 것이다.


위 결론에 대한 우화적 소설이 바로 '동물농장'이다.

'카탈로니아 찬가'가 자신의 신념에 대한 절망의 르포라면 그 과정에 대한 우화적 소설이 '동물농장'이오, 그렇게 전체주의화된 사회에 대한 경고가 '1984'이다. 

이렇게 그의 대표작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 그 스페인에서의 6개월이 소설가 조지 오웰에게 얼마나 충격적인 경험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기회가 된다면 이 세 작품을 '카탈로니아 찬가'- '동물농장'- '1984'의 순으로 읽어본다면 현대사에서 공산주의의 실패와 왜곡된 전체주의(독일의 히틀러,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소련의 스탈린 체제, 독점 자본주의의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표상이라고 하는 현대 자본주의 체체까지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더욱 와닿을 것이다)가 얼마나 무서운 족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소름 끼칠 정도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어 보면 그가 얼마나 애연가였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소설 '동물농장'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앞에서 대략적으로 언급하였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조지 오웰은 스페인 공화국의 의용군으로 참전하여 프랑코 군부 지도자의 파시즘에 맞서 싸우게 되는데 공화국 정부 내부에서도 소련의 지원을 받는 공산주의자, 이도 저도 아닌 무정부주의자, 통일노동자당이라고 하는 사회주의자들 해서 크게 세 가지 세력으로 나뉘어 내전 안에 또 다른 내전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이런 스페인 내부 사정에 실망한 그는 이후 관료주의적 전체주의화되어가는 스탈린의 소련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다.

그 이유는 스페인 공화국 내에서 세력이 큰 공산주의자들이 무정부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을 거의 폭도와 기회주의자로 내몰아 숙청을 했으며 소련 내에서도 스탈린이 정권을 잡은 후 수백만 명을 죽이거나 시베리아로 유배를 보내는 대숙청이 자행된 것을 보며 극도의 혐오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지 오웰이 보수 극우주의자가 되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조지 오웰은 순수한 공산주의 혁명이 이 땅에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신의 신념을 굳히지 않았다.

단순히 '동물농장'만을 놓고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반공주의자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으나 그는 절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공을 외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하고자 한다.

존즈라는 인간이 영국에서 운영 중인 농장에 메이저라는 늙었지만 현명한 수퇘지가 있었다.

그는 존즈 부부와 일꾼들이 자신들에게 죽지 않을 최소한의 먹이만을 준채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물들이 생산한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소위 말하는 착취행위가 극에 달했다고 판단한다.

그는 곧 동물들이 그 파렴치한 인간들을 몰아내고 혁명을 행하여 모든 동물들이 농장의 모든 것들을 공유하며 평등한 분배로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언을 남기고 죽는다.

그의 예언은 정확하여 스노볼과 나폴레옹이라는 메이저에게 많은 것을 배운 돼지들의 주도하에 존즈와 일꾼들을 몰아내고 농장을 장악하여 '동물농장'이라 이름 짓는다.


인간들이 농장을 되찾겠다고 농장을 습격하자 스노볼이 진두지휘하고 힘이 좋은 말들이 앞장서서 제압하니 '동물농장'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진다.

스노볼의 지휘 아래 농장의 규율이 잡히고 동물농장에 온 힘을 다해 충성하는 동물들의 희생에 메이저가 예언한 동물들이 평등으로 행복한 세상은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스노볼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나폴레옹은 다른 동물들의 여론을 조장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점차 스노볼을 인간과 내통하는 반역자로 만들고 자신은 차즘 지배자로 군림하기 시작한다.

이내 스노볼을 반역자로 몰아 내쫓고 스노볼에 협조했다는 날조에 가까운 죄로 여러 동물 무리를 처형하며 공포정치를 행하게 된다.

자신의 호위와 동물들의 경찰 역할을 하는 개와 새끼 돼지들에게 점점 더 많은 특권을 부여하고 풍차 건설이라는 어마어마한 건축계획에 동물들은 이제 혁명 전보다 못한 생활에 지쳐간다.


이내 상황은 악화되어 나폴레옹은 인간들과 거래를 하고 각종 특혜로 존즈가 살던 집은 알 수 없는 특권을 누리는 장소가 되어가고 그럴수록 개들과 돼지들의 영양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여론조작은 극에 달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농장의 돼지들이 두발로 걷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고 얼마 후에는 인간들과 화해를 한다며 그들을 초청해 같이 술과 도박을 하는 와중에 이를 지켜보는 동물들은 그들 중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구분조차 안되는 상황에 망연자실하나 이내 조작되어 세뇌된 머리는 아무런 분노나 저항의식도 없이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사실 이 책이 출판된 1945년을 생각해 보면 당시로는 엄청난 예언서에 가까운 책이었지만 소련의 붕괴로 마무리되어 모든 것이 실패로 입증된 지금에서 보면 다소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조지 오웰이 목도하고 경험한 세상의 치열함을 생각하며 읽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소설이다.

기회가 된다면 앞서 추천한 대로 조지 오웰의 대표작 세 편을 조지 오웰의 삶과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파악 읽는다면 공산주의 태동과 발전 그리고 스탈린의 관료주의적 전체주의로의 왜곡 과정을 보며 조지 오웰이 던진 질문들에 대한 부정적인 답들을 이해해 가면서 좀 더 넓은 인류 역사에 대한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현대사회 역사의 질곡을 몸으로 체험하고 고통스러운 사유와 글쓰기로 후대에 많은 교훈을 남겨준 위대한 소설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기회가 된다면 세 권의 독서를 열렬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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