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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Nov 02. 2020

현실에 안주하지 마라 하나하나 깨부수며 나아가라

데미안-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 데미안 하면 그 유명한 첫 구절이 떠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소설의 첫 구절이 너무 나 마음에 든다. 안네 카레니나의 첫 구절에 버금가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짧지만 강렬한 그 첫 구절은 아래와 같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헤르만 헤세가 이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 강렬한 첫 구절에 모두 남기고 있다.

이 소설은 싱클레어라는 청년의 성장소설이다. 작가 헤르만 헤세는 유독 많은 성장소설을 남겼다.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가 대표적이다. 제1차 대전 동안 전쟁 포로를 돕는 일을 했던 헤르만 헤세에게 이유 없이 죽어가는 무수히 많은 이들이 그저 안타까웠을 것이다.

거기 혹은 그곳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단 한 발의 총알로 삶을 접은 무수히 많은 젊은 사람들 그 안타까움에 유독 많은 성장소설을 쓰며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간성 회복을 통한 평화와 아울러 시대적 비극인 당시 전체주의에 희생되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는 인간 정신을 추구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유한 기독교 집안의 아들이다. 하지만 소설의 제목은 그의 친구인 데미안이다.

결국 싱클레어라는 어린 소년이 어른이 되어 가면서 자신의 삶에 멘토 같은 데미안의 길을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자신의 자아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마무리된다.

어린 시절 허풍으로 크로머에게 약점이 잡혀 괴롭힘을 당하는 싱클레어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집단이 있는 반면에 그밖에는 사회라는 차가운 집단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인간 사회의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존재 양상을 깨우치게 된다.

그러던 중 전학생인 데미안의 도움으로 크로머에게 해방(?)이 되고 그런 데미안의 생각에 자신을 합일시키고자 한다.

진학으로 다시금 데미안과 헤어지게 되고 방황하다, 스스로를 가다듬고 올바른 길을 향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던 싱클레어. 그가 그리운 친구이자 자신이 닮고자 했던 데미안에게 편지를 쓰자 그에게 답장이 오는데 그 안에는 그 유명한 알을 깬 병아리의 이야기가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첫 구절이 이 책의 문제 제기였다면 이 데미안의 편지 구절이 그에 대한 답인 듯싶다.

그렇게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세상 밖으로 내가 머물고 있던 세상을 박차고 나와야 하는 것이다.

싱클레어가 가족이라는 선(善)의 세계에서 나와 학교에 진학하고 악(惡)의 세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크로머를 만났듯이 인간 사회에서 나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더 큰 세상 그러니깐 기존의 안주하고픈 세상에서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은 간절히 원하는 내 마음속에 솟구치는 열정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의지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카인과 아벨 그리고 아브락사스의 예를 들며 세상은 선한 것 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하며 자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여린 싱클레어를 통해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소설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보편적 인간의 상이라면 책의 제목 데미안은 이상적 인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여린 우리가 우리 마음속에 솟아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 속으로 하나하나 껍질을 까고 나오며 고통 속에서 자아의 성장과 성숙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다.

자아의 성장과 자기실현.

모두의 삶의 목표 같지만 분명 악(惡)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그것을 오롯이 이루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추구하는 것조차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아니 나에게 가혹한 세상 속에서 나의 것을 이루기 위해 세상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굳은 의지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진정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소설 속의 문장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피그말리온 효과다. 하지만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친 세상 속에서 안주하고픈 세상을 박차고 나가야 새가 되듯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라 할 수 있겠다.

나 역시 헤르만 헤세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선(善) 한 나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뜻깊은 여행을 떠나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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