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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Dec 16. 2022

간절하기에 시작한 마지막 도전

PM 부트캠프 시작 1주일 된 유부남의 unofficial memoir

안녕하세요. PM 공부를 시작했습니다.(PMB 16기 1주차 official memoir)보기

    → 이걸 먼저 보시면 더 좋습니다(?)




너 IT에서 기획(PM) 한 번 공부 해보는 거 어때?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는 둘도 없을 만큼 친하고 고마운,

그렇게 덧없이 지내던 대학 친구들의 첫 제안이었다.


코로나 이후 재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실패에 이제는 진짜 모든 것을 내려놔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들었던 한마디는 코로나 기간동안 지긋지긋하게도 해왔던 자기객관화 과정을 한번 더 거치게 만들었다.


처음 시작했던 건 패스트캠퍼스를 통한 서비스 기획 관련 온라인 강의였다.

지금보니 강사진들이 교육 커리큘럼을 잘 짜준 덕분인지 서비스 기획에 대한 대략적인 틀을 잡을 수 있었다.


패스트캠퍼스 강의 자체가 처음 런칭이 되면 여러번에 걸쳐서 강의가 추가적으로 업로드되는 구조이기 떄문에 강의가 업로드 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그리고 중간에 강사 일정 때문이었는지 원래 런칭 일정보다 많이 늦게 업로드가 되었다.)


그렇게 추가 런칭(업로드)을 기다리다가 보면 혼인신고하고 독립한 지가 3년이 넘은 30대 백수 남편이라는 꼬릿표,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라는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고 있던 적이 하루에도 수십 번이었다.


그래도 이왕 이미 많은 도전을 했었고 실패를 맛봤던 만큼,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시작했던 길이었기에 한번 어디까지 가나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처음 8월에 코드스테이츠 PMB 14기에 교육신청을 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신청한 부트캠프는 결과는 보시다시피 탈락이었다.

부트캠프나 국비교육에 대기번호가 있다는 것을 이 때 처음 알았다..


 그 사이 패스트캠퍼스에서 런칭한 서비스기획 강의를 먼저 듣고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물론 완벽하게 모든 강의를 들은 건 아니라 중반부 넘어가면 처음 공부하는 분들 처럼 버벅거리기 쉽상이겠지만, 그래도 조금 먼저 들은 것은 분명 처음 모르는 걸 배우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긴 했다.


그리고 코드스테이츠 PMB 16기에 다시 지원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게 뭐라고 참... 기분이 꽤나 좋았다.ㅋㅋ

지금은 1주차여서 아직 개론 수준의 학습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복잡하고 어렵고 현업에 가까운 교육들을 받을 것이라 생각된다. 오랜만의 학습이라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지만 그 또한 나를 만드는 양분들이 될테다.


사실 이 과정을 신청하기 전에 나는 참 쉽지 않았다.

남들은 20대 시절에 고민했을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는 20대에는 하지 못했다.

그냥 그 당시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골라하다보니 어느덧 직업을 갖게 되었던 케이스였다.


그러다보니 30살이 되어 퇴사를 하고 보니 나에 대한 객관화가 부족했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한 파악은 어느정도 되어있었지만, 내가 못하는 것에 대한 파악은 그다지 되어있지 않았다.


퇴사를 하고 1년 간은 건강문제로 온전히 쉬었고, 작년부터는 내가 뭘 못하는 지 알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해왔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투자 플랫폼 2곳에 글을 쓰게 되었고, 일본 비즈니스 뉴스레터에 프리랜서 에디터로 글을 쓸 기회를 얻는 긍정적 요소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글을 썩 나쁘지 않게 쓰곤 했다.)


하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물론 글 쪽으로는 약간이지만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기에 글 관련 업으로 살아가는 쉬운 방법도 있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글은 평소에도 늘 쓸 수 있지만, 나는 나의 soft skill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구하고 싶었다.

 

java 국비교육 프로그램도(사실 이부분은 내가 알고 간 것과 커리큘럼이 많이 상이해서 따라갈 수가 없어 중도에 포기한 케이스다. 난 분명히 파이썬 국비교육으로 알고 들어갔는데...;; 그리고 교육이 어렵지 않은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갔지만, 첫 주부터 만들어진 팀원은 나를 포함한 2명을 제외하고 모두 1주만에 도망치고 그 당시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국비교육이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상황이 아니라 물어볼 상황도 아니었다.), 국가에서 시행하던 공공데이터 인턴(이 경우는 국민취업지원제도와 공공데이터 인턴이 중복참여가 불가능하게 되어 정책적인 이유로 중도 포기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도, 중간에 현실적인 이유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짬짬히 해왔던 사무실 행정 아르바이트와 식당 주방, 60~70년대 문서 스캔본 번역 및 교열, 유튜브 채널부터 스트리밍 방송(양심선언하자면, 유튜브와 스트리밍 방송은 진심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도피처였을 뿐), 쿠팡 플렉스부터 쿠팡이츠까지... 정말 많이도 시도하고 도전했었다.

     

그 와중에도 이력서도 참 많이 썼었다.

정신없이 수백 곳의 이력서에 쓰고 수십 곳의 면접을 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쉽지 않았다.


사실 최종 합격했던 곳도 몇군데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근로조건이 처음 설명과 다른 경우도 있었고, 그 중에는 더 나은 사람이 있는지 계속 다른 사람을 면접보면서 1주일 동안 간을 보는 회사도 있었다.


아무튼 나는 내 나름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내가 못하는 것들을 알게되는 2년이 조금 넘는 이 시간이었다. 참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팠던 시간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생의 이 시기를 공백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되돌아보고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내가 직장에서 느꼈던 나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한 직업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다만 그 기회가 닿지 않아 많이 아쉬워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디지털 프로덕트를 만드는 PM에 오늘도 도전하고 있다.

이 끝이 취업으로 해피엔딩을 맞게 될 지, 또 다른 실패의 기록이 될 지는 모른다.


하지만 반복된 실패 속에서 좌절하고 있던 나에게 다시금 활력의 에너지를 주는 기분좋은 도전이기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뭐 혹시 내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운이 닿지 않아 취업이 안되면 어떤가. 나는 또 다른 일을 할 것이고, 기분 좋은 도전을 할 것이다.


 이 글을 혹시라도 읽을 현업에서 뛰고 계실 기획자 분들, 특히 개발자, 디자이너 분들은 "무슨 PM을 교육을 받아서 취업을 하냐? 가서 코딩이나 배우고 오던가..."라고 할 수도 있다.


코딩도 잘 모르는 pm이 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겪어야 할 그 분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하지만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알게 된 PM 부트캠프는 나같은 의지만 있고 막막해하던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빛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차근차근 채울 것이다. 한번에 0 to 1은 될 수 없듯이, 하나씩 하나씩 나를 더 다듬어 나갈 것이다. 이왕이면 멋진 PM으로, 혹시 안되면 다른 직업으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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