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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Dec 19. 2022

조직문화, 그기.. 돈이 됩니까?

잘 만든 조직문화, 열 복지 안 부럽다


# 이 글은 제가 글을 쓰고 있는 日 비즈니스 뉴스레터 'KORIT'에 추후 일어 번역 후 업로드 예정인 글입니다.(제목은 다를 수 있음!)




✔ Mircosoft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취임식 사진 - 빌 게이츠 창업자(좌), 사티아 나델라 現 MS CEO(가운데),  스티브 발머 前 MS CEO ─ 출처 : MS 유튜브 캡처


2014년 2월 5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신임 대표이사(CEO)의 취임식 날에 찍힌 이 사진은, 전 세계 120개 국, 22만 1천여 명의 MS 임직원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윈도우와 MS office 등 사실상 시장 독점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비판받고 추락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 날 취임을 계기로 MS는 과감히 창(Windows) 깨고 구름(Cloud)에 올라탔습니다. 그 결과 2014년 1주당 37.16달러이던 주가는, 12월 18일 현재 244.69달러로 약 6.6배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Azeur, 생산성 솔루션 Microsoft 365 등 사업모델의 변화도 눈에 띄었지만, 사티아 나델라 CEO가 시도한 조직문화 혁신이 MS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주목받았습니다.


스스로를 '문화 큐레이터'라고 정의하는 나델라 CEO는 MS의 관료적이고 경쟁적이던 문화를, 협력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로 조직을 변화시켰습니다. 미국 비즈니스 잡지 포춘(Fortune)지에서는 2019년 사티아 나델라 CEO를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 왜 좋은 조직문화가 필요한가?

‘취업할 기업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 설문 결과 / 출처 : 잡코리아(jobkorea)


조직문화는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취업이나 이직에 있어 급여만큼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27일, 한국의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jobkorea)'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1,923명을 대상으로 <취업할 기업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에 대해 조사했는데, 응답자 중 절반이 '조직문화와 분위기'가 취업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꼽았습니다.


또 다른 취업 플랫폼 '사람인(saramin)'이 기업 1,12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기업들의 84.7%가 1년 이내에 조기 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15~29세 청년들의 약 65%가 첫 직장을 빠르게 그만두었다는 통계청의 조사와도 일치합니다.


몇 달 전, 한국에서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한국거래소'(금융거래소)의 젊은 직원들이 5명이나 퇴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1년에 1~2명 정도의 퇴사율을 보였지만, 올해에는 그 비율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처럼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인재 확보뿐만 아니라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능한 인재가 기업에 큰 성장을 가져오는 만큼,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곧 돈이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대 퇴사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청년 퇴사율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왜 조직문화를 계속 개선하려고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조직문화가 안 좋은 기업은 나쁜 기업일까?


일반적으로 조직문화가 좋은 기업들은 일을 하는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기업의 미래비전과 명확한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업무 방식(근무 형태, 상호 존중, 자율성, 수평적 업무구조 등)과 보상 방식(복지제도, 인센티브, 성과급 등)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의 성장을 중시하기보다는 기업의 실적만 생각하는 기업은 나쁜 기업일까요?

조금 질문을 바꿔보면, 조직문화가 나쁜 기업은 성장하지 않는 기업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금은 우울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소속 구성원들로부터 조직문화와 리더십이 엉망이라며 비판받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출은 고속 성장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본다면 좋은 조직문화가 꼭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조직문화와 리더십이 기업의 매출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는 그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정말 절망적인 이야기입니다. '나쁨'의 기준을 매출에 둔다면, 안 좋은 조직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요.


왜 그런데도 기업들은 계속 조직문화 혁신을 부르짖는 걸까요?



✔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


10년 전(2012년) 기업 시가총액 순위(좌)와 2022년 기업 시가총액 순위(우)


조직문화 혁신을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본다면, 한국 산업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2차 산업(제조업, 공업 중심)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업들의 시가총액만 살펴보아도 10년 전에는 반도체, SK텔레콤, S-Oil과 같은 석유화학기업, 한국전력 외에도 금융지주 회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때까지의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은 곧 시간당 생산량을 늘리고, 노동력을 갈아 넣어 원가를 낮추고, 구성원의 실적을 닦달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과 직결됩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22년 12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이름이 많이 변경되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를 필두로 한 IT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바이오 기업들이 순위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기업들은 콘텐츠·SW·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산업에서는 시간 대비 효율보다 구성원들의 역량과 창의성이 더 중요시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개별 역량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일수록 기업의 성과가 높습니다. 조직문화가 잘 갖춰져 있는 구글과 MS,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그들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을 보면 이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 듣고, 느끼고, 생각하세요.


조직문화 개선의 첫 번째 단계는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듣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의견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직급이 낮은 경우에는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여도 윗사람에 의해 의견이 배제되거나, 반영이 되더라도 내가 아닌 타인의 실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견 반영이 안 되더라도 왜 안되었는지 합리적인 설명이 뒷받침된다면 그것을 납득할 것입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조직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소통하길 바라는 조직이라면 '얼마나 자주 소통을 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소통을 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설문조사나 다양한 소통창구를 통해 수시로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도,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들을 자세가 안되어 있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바쁜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불편함을 줄 뿐입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조직 구성원들이 왜 그런 의견을 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의견을 내는 이유가 사람의 문제일 수도 있고, 구조 상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업무 방식 또는 보상에 의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의견은 각자의 상황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왜 그런 의견을 내게 되었는지' 깊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경영진의 판단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의견을 듣고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통찰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충분히 통찰이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통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플랜을 준비해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한 제반 환경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개선안을 기반으로, 그 과정을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이러한 실천방안은 각 조직의 리더급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시행되어야 합니다. 아직은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상명하복의 문화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조직의 대다수인 일반 직원들이 아닌 극히 소수의 조직 리더들이기 때문입니다.



✔ 마치며...


몇 개월 전 미국의 한 20대 엔지니어로부터 시작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트렌드는, 해외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한 피로감과 좌절감 때문'이라 이야기하지만, 하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그 의미가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보다 더 구조적으로 경직된 한국의 조직문화 속에서 '조용한 퇴사'는 MZ세대의 변화한 사고방식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사회인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도 동시에 일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트렌드가 과거에 사로잡혀 변화하지 않는 조직과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일종의 포기 선언으로 느껴집니다. "내가 조직문화를 바꿀 수 없기에 나는 포기한다."라며 다소 체념한 듯한 자조적인 트렌드는 우리 사회에 많은 생각할 것들을 던져줍니다.


적극적인 퇴사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는 이들도 우리는 모두 비난할 수 없습니다. 퇴사를 선택한 사람도 처음에는 조직에서 성장하고 보상을 받고 싶었던 인재였을 것이고,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현재 조직을 묵묵히 지탱하고 있는 인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변화는 점점 빨라집니다. 이제는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로 사회는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조직은 끊임없이 조직문화에 대한 질문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늘 변화한 조직문화 혁신이 한 달이 지나면 과거의 것으로 놀림받을 수 있는 요즘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일시적인 이벤트성 조직문화 개편이 아닌 상시적 조직문화 혁신이 가능한 조직 내 제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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