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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Dec 16. 2022

TV vs 넷플릭스

코로나는 끝나가고 있는데, OTT와 방송 산업은 어떻게 될까

※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일본 비즈니스 뉴스레터에 2022년 6월에 업로드 했던 글을 뒷부분에 조금 살을 더 붙여 브런치로 옮긴 글입니다. 글 내용 중 사례가 일본의 서비스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으니 그부분 양해바랍니다. 



✔ OTT가 점령한 미디어 시장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tv,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나 티빙,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중 하나 이상의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아마 이 중 1가지 이상의 서비스는 대부분 실제로 사용해 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몇 년 사이에 미디어 환경은 OTT(Over the top)라고 하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 인터넷이 연결 된 디바이스가 있다면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이용 할 수 있다는 점이 OTT의 최대의 장점입니다.


이렇게 기존 방송보다 장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보니 한국의 OTT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26.3%에 달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규모 또한 2021년 기준 약 1,260억 달러(한화 약 152조 원)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내 OTT 매출액 성장률 ‥ 출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 저물어가는 레거시 미디어

지상파 3사 시청 점유율 현황 ‥ 출처 : e-나라지표


이렇게 OTT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기존 지상파 방송 사업자(MBC,SBS,KBS)의 시장규모는 고작 3조원 대로 추락했습니다. OTT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지상파 방송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수치로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KBS,MBC,SBS)는 2011년 종합편성채널(JTBC, 채널A, TV조선 등) 개국 이후 10년 째 시청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청율이 낮아지니 기존 지상파 방송의 주된 수입원이었던 광고 단가도 낮아져 2011년 2조 3,754억원이었던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20년 1조 13억원으로 반토막이 나버렸습니다. 


이러한 매출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방송 중 중간 광고 허용'해서 급한 문제를 해결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근본적인 문제는 단순히 제도 개편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불과 얼마전까지도 큰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바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5년 간 유튜브를 상대로 유튜브 내 자사 콘텐츠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수익 배분 이슈 때문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의 본격적인 확대 시기에 그 흐름을 타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한국 지상파 방송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들은 크게 세가지 흐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첫번째로 사람들의 삶의 깊은 부분을 들여다 보는 '관찰형 예능', 두번째는 한국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90~00년대를 살아왔던 30~40대가 사회의 주요 소비계층으로 등장하면서 나오게 된 '뉴트로(new-retro)',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나타난 이른 바 '실버' 프로그램입니다. 


최근의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 제작 방향을 살펴보면, 기존 방송사들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TV 앞을 떠나버린 젊은 세대

 

제작자 입장에서 관찰형 예능은 프로그램 제작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콘텐츠입니다. 또한 '뉴트로' 역시 과거의 드라마나 음악을 들으며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그런 방송들이 대부분입니다. 섭외나 콘텐츠 제작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기도 합니다. 


또한 시청자들도 20대 이하의 청소년들 보다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추억팔이'식 콘텐츠는, 당장의 시청률은 보장 되더라도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 현재 방송가의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디어 필수매체인식 비중변화 ‥ 출처 : e-나라지표

한국의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SBS '런닝맨'에서도 유재석을 포함한 멤버들이 "예능이 고령화 됐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조섞인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40대가 된 예능인 하하는 아직도 '꼬마'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죠. 


다른 TV 프로그램을 살펴봐도 이제는 20대 방송인을 TV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20년 전에도 활동하던 방송인들이 아직도 메인스트림에 나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TV 드라마에서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주연 배우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젊은 방송인들은 더 이상 지상파 방송에만 목매지 않고 OTT 콘텐츠 제작사를 통해 작품을 촬영하고, 1인 미디어나 유튜브를 통해 기존 방송에서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방송인들도 유튜브나 1인 미디어, OTT 콘텐츠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사례들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방송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더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 또한 OTT와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방송(twitch 등)을 더 많이 시청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그들의 삶에 TV는 필수품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뉴미디어나 OTT 콘텐츠를 통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사례(좌 : 가수 에일리 '트위치 개인방송', 우 : 코미디언 이경규 '카카오TV 찐경규')

✔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를 중심으로


 그렇게 레거시 미디어가 실책을 거듭하던 사이, OTT 서비스는 드라마나 영화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들을 통해 각 OTT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던 '킹덤'이나 '오징어게임', '사랑의 불시착'이나 '이태원 클라쓰'처럼 일본에서도 사랑을 많이 받는 드라마들이 이러한 콘텐츠 스튜디오를 통해 나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출처 : tvn

 이러한 양질의 콘텐츠는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오래 해당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이탈율도 낮아지게 되죠.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현재 글로벌 OTT 사용자가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들면서 각 기업들마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글로벌 OTT 서비스는 고객 확보를 위해 이른 바 '돈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올 해 책정된 OTT업체들의 콘텐츠 제작 예산은 디즈니 한 곳에서만 230억 달러(한화 약 23조 3,700억 원), 넷플릭스는 170억 달러(한화 약 20조 2,300억 원)를 포함해 미국에서만 총 1,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내 OTT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고, 특히 아시아 OTT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표를 살펴보아도 아시아 콘텐츠, 특히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 통계로 보아도 매력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누적(좌), 28일 간(우) 시청 시간


한국어 콘텐츠가 영어 콘텐츠에 비해 적기 때문에 감안해서 보더라도 한국 콘텐츠는 상당히 매력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있고, 그에 따라 OTT 업계에서는 한국 콘텐츠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이제는 기존의 TV 방송사들도 자체 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OTT에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방송사도 콘텐츠 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 퍼블리셔'가 아니라 '콘텐츠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기존에 성공했던 콘텐츠를 만든 소위 S급 제작자들은 시장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로서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작품(콘텐츠)을 원하는 OTT는 많은 상황에서 스타 제작자들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키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쥐게 된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더 이상 방송국에서도 그들을 잡을 수 없는 상황도 자체 스튜디오 제작에 열을 올리게 된 하나의 계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만 여기서 생각해 볼 부분은 각 방송사마다 OTT 전용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고, 또는 스튜디오에서 만든 콘텐츠를 자사 방송에만 송출하는 상황에서 기존 OTT 서비스에서 이야기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라는 말이 이제는 고유의 콘텐츠가 아니라 사실상 마케팅 용어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OTT 간 무한 경쟁 시작


 위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현재 OTT 시장은 경쟁이 심해 서로의 구독자를 뺏어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OTT 시장이 '제로섬 게임'에 돌입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사례만 보아도 Apple TV, Amazon prime, Disney+와 같은 글로벌 OTT가 신규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고, Paramount+는 직접 진출이 아닌 tving과의 연계를, HBO max는 웨이브와 손을 잡고 2024년 중순으로 출시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 토종 OTT의 경우는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해 KT Seezn은 12월 1일, CJ E&M의 tving과 합병되었고, 현재 왓챠(Watcha)도 M&A 매물로 나온 상황입니다. 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독점 콘텐츠의 양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OTT의 적자는 심각합니다. 1위 기업인 넷플릭스의 올 해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10년 만에 처음으로 유료 구독자 수가 감소했고, 순이익도 6.4%가 감소하는 등 실적이 하락하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심지어 올 해 2분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 월 구독료 인상으로 인한 구독자 이탈로 약 200만 명의 추가 이탈이 예상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철옹성 같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6개월 전에 비해 무려 -68.5%가 하락했습니다.

넷플릭스 2022.01~2022.06월 주가 흐름


이렇다보니 그 아래의 다른 OTT 기업들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OTT 서비스가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기 보다는 특정 콘텐츠에 집중한 OTT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Amazon Prime'처럼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는 '라프텔'을 이용하고, 'U-NEXT'나 'TVer' 처럼 국내 방송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주로 'wavve'나 'tving'을 이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외에도 스포츠 중계에 특화 된 'DAZN'이 있다면 한국에는 'SPOTV Now'가 있기도 합니다. 


 주목 할 점은 한국과 일본 OTT 사이에도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SPOTV Now'가 그동안 'DAZN'이 가지고 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중계권을 3년 간 독점하는 계약이 올해 3월 이루어졌고,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응답하라 1988' 등 일본 내에서 사랑받던 콘텐츠를 방영했던 한국의 'tving' 또한 올 해 일본에 직접 서비스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좌 : tving 로고 ‥  우 : SPOTV Now 로고

✔ 포스트 코로나, OTT와 방송 산업의 미래는?


생각해보면 'tving' 도 한국에 'TvN'과 같은 방송사를 가지고 있고, 젊은 세대들이 점점 TV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TV 방송사나 OTT 서비스 모두 그저 영상을 즐기기 위한 여러 플랫폼 중 하나에 불과해졌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TV 방송사들도 콘텐츠 퍼블리셔(Content Publisher)로서 유튜브나 OTT 전용 콘텐츠를 최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TV와 OTT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디즈니의 사례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를 통해 자체 콘텐츠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영상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는 '디즈니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경험'을 '체험'으로 바꾸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꽤나 성공적입니다. 이는 일종의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인 것이죠. 기존에 성공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 웹툰, 체험공간을 만들어 충성고객을 더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OTT 시장의 중요한 키가 될 것 같습니다.


디즈니의 IP를 활용한 성공 사례 ‥ 출처 : dapsmagic.com

OTT 산업은 사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 OTT 기업들의 위기라며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어찌보면 급격한 성장의 반작용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OTT가 시작한 미디어 시장의 무한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 볼 거리가 많아진다는 점은 매우 즐거운 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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