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잣대로 나의 인생을 판단하지 말아 주세요. 다 티 나거든요.
나는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숨 가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매일이 나에게 재촉하는 미션의 연속이라면 버티지 못하고 낙오자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시작하거나 하고 있는 중이면 ‘열심히’하라고 말한다. 이것이 충고일수도 있고 응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회생활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은 열심히보단 ‘잘’ 하라고 한다. 결과가 중요하단 말이다.
이 글에서 열심을 통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다. 열심. 그런데 그 열심의 기준이 애매하다. 하루에 3시간만 자면서 밤낮없이 무언가에 열중하면 열심인가. 아니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람들이 알아줄 만큼 분주하게 살아가면 열심이 되는 것일까.
난 열심히 살아가는 걸 매우 싫어한다. 더불어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이 봐야 한다던가, 나 스스로를 재촉해서 분수에 넘치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던가 하면서 셀프로 고난의 길을 걸어가는 것도 싫다. 대부분 열심 이라는 사회의 고정관념을 두고 그것을 강요하는데 그게 지극히 대중적이면서도 주관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언제부턴가가 열심히란 것이 싫었다.
각자의 삶에는 일정의 템포라는 게 있다. 네 것이 맞다, 내 것이 맞다의 기준은 없다. 누군가는 8/8박자로, 누군가는 3/4박자로 각자의 오선지를 그려나간다는 말이다. 어떤 노래를 들으며 ‘음 이건 템포가 느리네. 노래를 열심히 만들지 않았구만.’ 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작곡가의 은율을 가슴에 새기며 들려주고자 하는 감성에 귀를 기울일 뿐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남들을 평가할 필요가 없다. 평가받을 필요는 더더욱이 없다. 각자의 삶에서 어울리는 박자에 맞춰 자신의 인생을 작곡해나가면 그만이다. 열심은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다. 정해진 기준은 없다. 단지 내가 내 박자에 맞게 음표를 잘 그리고 있느냐가 열심의 기준이라면 기준일 것이다. 8/8박자의 오선지에 갑자기 3/4박자의 마디가 들어가면 어색하고 반대로 3/4박자의 오선지에 8/8박자 마디가 들어가면 어색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박자에 나의 열심을 끼워 맞추지만 않으면 하나의 곡을 조화롭게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살지 말자.
그냥 내 박자에 맞춰 나만의 은율로 인생을 완성해나가고 다른 이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