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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링 Jun 23. 2022

지금 나는 당신과 에덴에

참 다른 우리가 만났지

나는 낮은 코에 복코

당신은 콧대 높은 화살코


마누리는 턱이 뾰족 각진 널따란 브이라인

남표니는 숨은 턱을 찾아라 폭 숨긴 무턱 라인


아링이의 듬성듬성 몇 가닥의 짧고 소중한 눈썹

연생이의 두툼 겹겹이 송승헌 못지않은 송충이 눈썹


공주는 깍둑 뚝딱 요리를 좋아해

완자는 깔끔 또렷 정리를 참잘해


뾰족이는 집안 곳곳 먼지 닦고 로봇청소기를

똥그리는 음쓰와 종량제를 후딱 들고 바깥으로


나는 여보만 보면 긴장 풀려 방귀쟁이 뿡뿡이가

당신은 잘 때 되면 드렁 고릉 부릉  쿨쿨 잠만보로


마누리는 촌철살인 무섭구리 혼쭐 내는 잔소리쟁이

남표니는 무조건 네 편 우 씨 걔가 잘못했네 공감쟁이


아링이는 여기 멍 저기 상처 보가튼지 보거슨지

연생이는 여기 아야 했네 저기 아프겠다 보가트야


공주는 뿔이 나면 기차 화통 삶아먹고 빽빽

완자는 웬만하면 가는 기차 지나갈 때까지 워워


뾰족이는 지나가는 어르신에게 방긋 친절 인자해

똥그리는 지나가면 지나가네 흥칫뿡 내눈엔 너만보여


나는 여보 좋아 여보가 예뻐 근데 내 얘기 좀 들어봐

당신은 자기 좋아 자기가 예뻐 그래 조잘조잘 어여해


여보를 곁에 둔 나는 지금 에덴에

나를 품에 안은 당신도 여전히 동산에


당신의 갈빗대를 품고 나온 나를

자신의 생명과도 같이 사랑하는 당신


우리의 모자람이 모나지 않는 이곳

서로의 반짝임이 각자의 희망이 되는 여기


나는 지금 에덴에 살아요


그대에게 나를 이끌어준 그분의 은혜로

우리의 가장이신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으로


못난 우리 불완전한 아담과 하와의 본체를 따르지만

멋진 그분 완전하신 하나님의 흠없는 사랑으로

머나먼 그 날까지 온전함을 누리는 또 하루의 오늘


지금 나는 당신과 에덴에 있어요














사진출처_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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