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는 따로 있어요
아빠, 나의 아버지.
가만히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주르륵.
이 분을 내 진짜 아버지로 만나고 함께하니
이 세상 아빠를 향한 원망과 기대가 사라졌다.
아버지는 나를 그 어떤 무엇보다 사랑하신다.
무뚝뚝하다는 핑계로 그 사랑 꾸깃꾸깃 안 보이게 꼭꼭 접어 숨긴 게 아니라, 내가 다가가면 언제든지 두 팔 벌려 안아주시고 토닥이며 사랑한다 내 딸아, 다정히 고백해주시는 분이다. 내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끔, 귀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반복해서.
아무도 모르는 나의 연약함 찾아내 보듬으며 참고 또 참아주시는 온유한 분이기도 하다. 금세 눈썹을 찌푸리고 심장 터질 만큼 나를 매섭게 노려보는 게 아니라, 내가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를 훤히 뚫어보시고 할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해주시며 괜찮다 위로하신다.
철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뻔뻔한 얼굴로 양심의 가책 없이 서 있을 때면 무서운 말로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도 느껴지는 사랑에 이 분이 정말 내 아버지구나 확신했다.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실 만큼 날 지켜보시고 사랑하시는구나. 뼈 한가운데를 제대로 맞아 심히 아픈데도 그저 감사하다 울며 회개할 수 있음은 그의 훈육 안에 사랑이 전제되어 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에 가능했다.
이 분은 바로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당신이 감히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아버지보다 더 크고 멋지고 따뜻한 분이라는, 전에 읽었던 말씀 묵상집 내용이 기억난다. 이 세상에서 만난 아버지 밑에서 당신이 어느 종류의 사랑을 받았고 얼마나 깊은 상처로 곪아있는지, 그래서 아버지라는 명사를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에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는 것 같다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나님이 당신의 친 아버지가 되어주시는 은혜 안에 있다면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는 외롭지도, 불안하지도, 사랑과 위로에 목말라 밤마다 나 자신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상처와 괴로움에 신음하는 애달픈 소리마저 그는 귀 기울여 듣고 계시며 당신을 돌보고 계신다.
나는 이런 내 진짜 아버지가 참 좋다.
당신도 진짜 아버지를 만나 사랑받는 딸, 아들로 살아가기를.
#사진출처_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