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8] UX / UI
내 본체가 E가 아닌(?) I일 때 비대면 서비스들이 너무 반가웠다. 특히 서브웨이 주문할 땐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보고 앞사람이 어떻게 주문하는지 유심히 관찰했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주문을 하곤 했다. 요새는 서브웨이도 앱이 나오고 대부분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앱이 있다. 특히나 스타벅스는 비대면으로 주문하는 '사이렌 오더'를 이용할 때 추가로 적립해주는 별도 있어서 더욱이나 반갑다.
사실 스타벅스는 다른 프렌차이 카페와는 다르게 '진동벨'없는 매장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1982년 스타벅스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던 하워드 슐츠가 지방 소규모 카페의 직원이 고객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을 우연히 본 뒤부터 고수해오던 원칙이었다. 직원이 고객의 얼굴의 보고 눈을 마주치며 스킨십하는 것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문과 결제 절반이 모바일로 이루어지는 것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드라이브 스루와 사이렌 오더가 생겨났다. 빨리빨리 민족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였고, 코로나로 인해 더욱 주목받는 서비스가 되었다. 스타벅스는 스킨십이 없어져버린 환경에서 그들이 만든 비대면 서비스인 '스타벅스 앱'을 통해 자신들의 경영 철학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다. 과연 스타벅스 앱에는 이러한 경영 철학을 담아내는 고객 친화적인 UX가 담겨있을까?
스타벅스 회원을 위한 스타벅스 상품(음료, 식품, 제품, 선물하기 등)을 주문 및 구매할 수 있는 앱 서비스
스타벅스는 유독 찐 팬이 많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너무 좋아해서라기보단,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만드는 MD 상품이나 프리퀀시 같은 이벤트들에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스타벅스가 올해 3월에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그 이유는 본격적인 비대면 주문의 활성화를 위한 사이렌 오더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매장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스타벅스는 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오히려 매출이 상승했다. 매장에 좌석수는 줄었지만 사이렌 오더와 드라이브 쓰루로 비대면으로 주문이 가능해 계속해서 커피를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타벅스는 겉으로는 커피 기업이지만, 속은 일찌감치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을 만큼 스타벅스는 2008년부터 주문과 결제, 멤버십을 디지털화하고 개인화하는 것을 준비해왔다. 과연 커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의 디지털화는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을까?
스타벅스 앱의 유저들은 대표적으로 두 부류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사이렌 오더와 DT 같은 비대면 주문을 이용하는 고객, 그리고 두 번째는 현장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 스타벅스 앱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다.
나 같은 경우는 첫 번째 고객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직접 주문할 경우에는 메뉴판을 오래 보고 고르고 싶은데 먼저 직원분이 주문대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부담스러웠던 경험, 혹은 줄이 너무 길어서 기다리기 힘들었던 경우 등 대면했을 때 받게 되는 경험보다 비대면으로 받게 되는 경험이 더 만족스러워서 별다른 이유나 이벤트 같은 프로모션이 없어도 계속해서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사이렌 오더가 생긴 뒤로부터는 먼저 자리를 정하고 그 자리에서 주문부터 결제까지 끝낸다. 그리고 음료를 받을 경우에만 매장 직원과 대면한다.
스타벅스 두 고객들의 핵심 활동을 살펴보자
우선 먼저 현장 결제 고객들이 느끼는 스타벅스 앱의 UX를 살펴보자
좋은 점
Pay를 누른다 - 앱을 켜고 pay를 누르기도 하지만 흔들어서 바로 카드 화면으로 이동 가능
카드를 선택한다 - 카드를 한 번만 등록하면 계속 사용 가능, 주요 카드 설정 가능, 보유 중인 카드 확인 가능
기다린다 - 스타벅스 앱 푸시 알람을 통해 주문 상태 확인 가능
받는다 - 스타벅스 앱 푸시 알람을 통해 제조 완료 확인 가능
사이렌 오더 결제 고객들이 느끼는 스타벅스 앱의 UX를 살펴보자
좋은 점
메뉴를 고른다 - 메뉴에 대한 열량 정보를 확인 가능, 나만의 메뉴 선택 가능 (내가 저장한 메뉴, 사이즈, 컵, 퍼스널 옵션 그대로 주문 가능)
사이즈, 컵, 퍼스널 옵션 선택 - 사용 가능한 퍼스널 옵션 정보 모두 확인 가능
결제 옵션 - 등록된 카드 사용 가능, 타 업체 쿠폰 및 통신사 할인 적용 가능
기다린다 - 스타벅스 앱 푸시 알람을 통해 주문 상태 확인 가능
받는다 - 스타벅스 앱 푸시 알람을 통해 제조 완료 확인 가능
안 좋은 점
둘러본다 - 자주 이용하는 메뉴, 지난번에 이용한 메뉴 확인 불가능
사이즈, 컵, 퍼스널 옵션 선택 - 퍼스널 옵션을 선택 후 개별 취소 불가능(초기화 후 다시 선택해야 함)
메뉴를 고른다 - 메뉴 자체만 저장 좋아하기 기능은 없고 사이즈, 컵 선택해야 함. 나만의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 시 변경 불가능
결제 - 사이렌 오더 취소 불가능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는 경우 앱 사용시간이 길기 때문에 발생되는 안 좋은 UX들이 생긴다. 그리고 처음에 확인했던 사이렌 오더 결제 고객의 핵심 활동을 통해 안 좋은 UX들의 우선순위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Bad 한 소비자 사용 경험을 겪는 결제, 그리고 SoSo 한 소비자 사용 경험을 겪는 둘러본다, 그다음 HAPPY 한 소비자 사용 경험을 느끼는 사이즈, 컵, 퍼스널 옵션 선택과 메뉴를 고른다 순으로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사이렌 오더는 취소나 변경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에 주문하는 고객들은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만약 잘못 주문하고 변경이 불가하다는 직원의 말을 들을 경우 사용자는 앱에서 제대로 안내를 해주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고, 이는 사용자의 사이렌 오더 재 구매율을 낮추게 될 것이다. 현재 경고 문구가 보이긴 하지만 페이지상 위계가 약해 보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또한 결제 버튼을 누른 뒤 매장 이름이 나오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앱 흐름상 메뉴와 매장을 따로따로 각각 확인하게 된다.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페 아메리카노 Hot 1잔 광주 월산 DT점으로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게 열리도록 하고 '결제 및 주문하기'가 아닌 '네 확인했습니다'와 같은 문구로 CTA를 바꿔야 한다. 소비자들은 주문 변경 또는 취소 불가 안내문구보다는 결제 및 주문하기로 고객 행동이 유도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수정한다면 고객들은 결제 전 단계에서 한 번 더 자신의 주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 앱이 리뉴얼되고 난 이후 가장 많이 바뀐 모습이 홈 화면이다. 좀 더 많은 지면의 확장 즉, 유저가 여러 메뉴들과 이벤트, 스타벅스 소식들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로 흘러갈 수 있도록 구성을 바꾼 것이 특징이다. 그러한 변화를 통해서 사용자들은 스타벅스 신메뉴부터 새로 나온 MD나 이벤트들을 접하고 이전보다 다양하게 상품 구매로 전환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새로 나온 메뉴는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현재 내가 있는 매장 혹은 나를 위한 추천 메뉴가 사용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사용자는 이전에 구매했던 음료나 내가 자주 마시는 음료와 같은 정보를 통해서 재구매를 하거나, 기존에 먹던 것과 전혀 다른 신메뉴들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겨 구매로 이어지는 구매 패턴을 보일 거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전에 구매했던 음료, 자주 이용하는 음료와 같은 UX로 개선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기존에 있던 추천 메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어떠한 이유에서 추천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보여주는 화면도 나는 자몽 허니 블랙 티를 최근에 마시지도 않았고 카페 아메리카노는 아이스를 주로 마시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로 추천해주는지 소비자 입장에서 기준이 애매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은형 님을 위한 추천 메뉴'보다는 '은형 님이 최근 즐겨 찾는 메뉴입니다' 혹은 '은형 님이 자주 마시는 음료와 비슷해요'와 같은 어떠한 이유로 추천하는지 내용이 들어간 카피 문구로 바꾼다면 훨씬 더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퍼스널 옵션은 스타벅스가 주는 핵심적인 고객 가치이다. 그중에서도 앱에서는 대면 주문할 때와 달리 퍼스널 옵션들을 모두 볼 수 있고 사용자들은 더 디테일하게 퍼스널 옵션들을 추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퍼스널 옵션을 열심히 추가하고 적용 버튼을 눌렀는데 내가 실수로 선택한 옵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용자는 초기화 후에 전부 다시 선택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하나의 옵션을 다시 재설정하거나 취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개선한다면 소비자들은 앱을 통해 선택하는 퍼스널 옵션에 더욱 만족감을 느낄 것이고, 이는 사이렌 오더 재 구매율로 이어지게 하는 Lock-In 요소로서도 작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퍼스널 옵션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우유를 귀리 우유로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주문페이지에서 카페라테에서 귀리 우유 변경을 선택하고 하트를 누르면 자동으로 그 옵션이 저장된다. 하지만 이때 사이즈와 컵 종류까지 함께 선택해야 저장이 된다. 사용자들은 때에 따라서 텀블러를 가져가거나, 테이크아웃을 하거나, 매장 컵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사이즈나 컵 종류까지 저장이 된다면 저장해둔 옵션을 사용하지 못하고 새로 주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만약 저장해둔 나만의 메뉴 사이즈와 컵 종류를 주문 시에 바꿀 수 있도록 개선한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자주 주문하는 옵션들을 더 많이 즐겨 찾게 될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미지를 통해 유저의 불만을 해소하고 기존 UX를 개선하고 있다. 기존에 카페를 가거나 스타벅스에서 대면으로 주문하게 된다면, 자리를 잡고 음료가 언제 나오는지, 직원이 내 이름을 호명하는지, 직원이 지금 누굴 호명하고 있는지 등 주문에 대한 과정을 계속해서 신경 쓰고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 앱으로 주문하게 되면 가장 좋은 점이 몇 번째로 주문이 접수되었는지 알 수 있고, 현재 내 주문이 주문 승인 중인지, 음료를 제조하고 있는 중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또한 음료 제조가 완료되면 푸시 알람으로 알려준다. 사용자는 음료가 언제 나올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음료를 받으러 갈 수 있다. 스타벅스 앱은 이러한 음료 주문부터 제조 완료까지 모습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어서 사용자의 불안감과 귀찮음을 해소해 주고 있다.
건축을 설계하다 서비스까지 설계하는 본 투 비 설계자의 PM도전 프로젝트
참고자료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00909/102864565/1
https://www.ajunews.com/view/20210513154016905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1/07/30/I2BV6IFOQJGHZMA2Z66AYFC57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