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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Mar 18. 2021

2인조

이석원 산문


마음이 고장 난 적이 많았던 나,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은 아픔이 생각나 눈물이 차 올랐다.

눈물이 차 오른 순간도 나의 아픔이 날 누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


고장 난 마음


주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낯선 사람과 함께하는 만남이 있으면 자동적으로 입을 다문다.

어색함이 싫어 이런저런 말을 하는 나의 모습이 싫어 입을 닫지만 이런 나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왜 나는 나를 이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 두었을까"(책 속)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말하라면

난 결혼이었고, 시댁이었다.

지금도 나에게 있어서 시댁의 모든 부분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사소한 일까지 스트레스로 다가와 내 몸에 흐르는 모든 신호를 멈춰버리고 싶고, 나만 사라지면 괜찮은 걸까? 나만 없다면 문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내가 있을 수 있는 가장 어두운 곳으로 발길을 옮겨 그곳에 들어가 눈을 감고 울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며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쉼 없이 밀려들어 온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건 안다.

하지만 미움을 받을 연습이 필요하다는 건 안다.

 사람이  미워하면 미워하는 이유가 있겠지 라며 생각하면 그만인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미움받지 말자는 지나친 욕심내가  힘들게 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것과 존중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그 어떤 순간에도 '나' 보다 중요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책 속)


나 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 내가 손을 잡아끌려고 하지않고 잡은 손을 놓으려고만 했으니 나의 고장 난 마음은 점점 고장 났고, 더 이상 부품도 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 있었다.


자동차가 무섭다.

내가 무섭다고 생각해서 무서운 것인지 두려움이 밀려와 무서운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우울감 때문인지 공황장애인지 모든 질병의 선택을 열어 놓고 있지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가슴이 이유 없이 두근거리는 건 없다. 그냥 두려운 것이다. 솔직히 두근거림이 어떤 느낌이지 몰라 두려운 것과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차를 타고 지나가면 차 선을 잘 지키고 있음에도 옆에 오는 차 앞에 오는 차가 나에게 돌진할까다 두려워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순간 땀이 나거나 가슴이 쿵쾅거리지는 않지만 두렵다. 사고가 날까 봐  달려가는 차들이 나를 향해 돌진할까 와 무서움에 눈물이 자꾸 난다.

그렇게 울고 나면 괜찮아지긴 하지만.... 두려움과 무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책 속에 있는 '나를 살리기 위한 지침들'에는 나를 탓하기 않기와 무엇이든 나에게 선물을 주어 보상을 해주라는 말을 보고 나에게 필요한 내가 살기 위한 지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먼저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내가 아니라는 생각부터 하기, 그리고 나에게 사소하지만 나에게 나만을 위한 작은 선물을 해주며 날 아껴주는 게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한 지침들을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어쩌면 난 그동안 나를 살리기 위한 지침을 지키지 않았기에 지금 이렇게 힘들어하며 과태료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안식년'

나에게 꼭 필요한 '안식년'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 아닌가."(책 속)


나처럼 마음이 고장 난 사람이 있구나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은 아픔이 있었구나,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 보여 그들의 마음이 고장 난지도 모를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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