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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Jul 08. 2021

주간 일기 2

하루에 한 공간씩 청소했다.


서평 쓰면서 브런치에 저장한 글도 틈틈이 다듬었다.


복직 후 살쪘다는 소리 듣기 싫어 매일 30분씩 운동도 했다.

복직 준비는 쇼핑으로 하고 있다.

3년이라는 긴긴 휴직기간 동안 넘치고 넘쳐났던 소비 요정을 떠나보냈고 물욕이 사라지면서 3년 동안 쇼핑을 하지 않고 버리기만 해 출근할 때 입을 옷, 신발, 가방, 속옷조차도 없어 복직한다는 핑계로 소비 요정을 다시 만났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활동범위는 아파트 단지 또는 슬리퍼 하나 신고 나갈 수 있는 정도의 거리뿐이었다.

머리는 염색도 펌도 하지 않았다. 탈모가 무서워 사람들 정수리만 보고 다녔고 머리가 점점 많이 빠져 스트레스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발 강화 샴푸를 쓰고 머리에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용실 가도 커트만 했다.


한 때 평생지기 친구라도 불렸던 친구의 생일이 있는 한 주였다.

형식적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하고 있어 무엇이 필요할까 보다는 가격을 먼저 보고 적당한 선에서 선물하기를 매년 하고 있다.


시골에 자란 난 초, 중 , 고 동창이 모두 같다.

물론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다르지만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마지막 친구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고등학교 때 평생지기 친구라고 불렸던 친구들과 지금은 친구인 듯 아닌 듯 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매년 생일에만 연락하고 만나면 할 말도 없고 먼저 연락도 하고 싶은 생각도 안 난다.)


친구이지만 친구 아닌 거리감 있는 관계가 되어 버린 친구

매년 생일에만 연락하지만 여전히 친구 인 친구

힘들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하는 찐 친구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겐 금액을 따지지 않고 마음을 준다. 무엇을 주더라도 최고로 주고 싶은 마음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최대한 쿨하게 주려고 한다.

그런 내가 친구에게 선물할 때 무엇을 고를까 보다 가격을 먼저 본다는 건 그만큼 거리감이 있다는 뜻이다.


어른이 될수록 형식적인 만남이 많아졌고, 형식적인 만남이지만 예의상이라는 단어를 붙이며 관계를 유지해가는 게 더더욱 불편해졌다.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건 알지만

울리지 않는 단체톡에 묶여있는 것조차 싫지만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그 관계가 가끔 화가 난다.

오래간만에 모이자 라는 말이 부담스러워지는 만남 어쩌면 이젠 정리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마트 가기 위해 운전을 했다.  5분도 운전하지 않았는데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불안감에 휩싸여 눈물이 흘렀고 마트 주차장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엉엉 울고 나니 순간 진정되었다.

마음아 너 많이 아프니?

얼마나 아프길래.... 그러니?

괜찮은 거니?

많이 아프지 마.

나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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